(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백만 송이 장미'를 부른 러시아 국민가수가 스파이와 비슷한 개념인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반부패 단체를 이끄는 비탈리 보로딘은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 검찰이 법무부에 알라 푸가초바를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해당 내용이 담긴 문서를 공개했다.
러시아 매체들도 법무부가 검찰의 요청에 따라 푸가초바의 자금 출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2년 발표한 노래 '백만 송이 장미'로 유명한 푸가초바는 소련 시절 가장 많은 인기를 끈 가수 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정부를 비판해오다가 연하 남편인 코미디언 막심 갈킨과 함께 러시아를 떠났다.
갈킨은 이미 2022년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됐다. 당시 푸가초바는 "나도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가초바의 외국 대리인 지정과 관련한 질문에 "아무것도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보로딘은 페스코프 대변인의 답변에 반박하기 위해 서한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텔레그램 뉴스채널 '샷'은 푸가초바의 75번째 생일인 다음 달 15일에 맞춰 외국 대리인 지정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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