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교체 등 형제 중심 경영체제 구축 전망
"대주주 지분 주식시장 나올 일 없다"…'오버행' 일축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한 임종윤·종훈 한미사이언스[008930] 사내이사가 이르면 2일 이사회를 열고 이들 형제 중심의 새 경영체제 구축에 나선다.
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내이사 등은 지난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과반 이사진을 확보한 이후 종전까지 그룹을 이끌었던 모친 송영숙 회장 등과 '5년 내 순이익 1조, 시가총액 50조 진입' 등 회사의 비전과 사업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 사내이사는 그동안 경영권을 놓고 석 달 가까이 가족 간 분쟁을 벌이면서 다소 혼란스러웠던 상황에서 자신과 동생 임종훈 사내이사 등 두 형제 중심 경영체제를 조기에 구축함으로서 그룹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주총을 앞두고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128940] 사장직에서 해임되면서 없어진 회사 내 직책을 이사회를 통해 다시 부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송 회장이 맡고 있는 대표이사직을 이들이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과 일상 경영, 인사 재무, 사업 행위를 책임지는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결로 선임·교체가 가능하다.
임종윤·종훈 사내이사가 주총에 앞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미를 떠난 임원들을 다시 불러 모으겠다고 말한 만큼 이들을 포함해 회사 경영진 재편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송 회장과 누이 임주현 부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는 데 자문한 라데팡스 파트너스와는 회사 차원에서 관계 정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항들을 결정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이르면 2일, 늦어도 이번 주중에는 개최될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 의장이 하루 전 각 이사에게 통보함으로써 소집할 수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종전 이사진에 포함된 신유철 사외이사가 맡고 있으나, 신 의장은 임종윤 사내이사 등의 이사회 소집 요청이 오면 소집 절차를 바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송 회장이 지난달 29일 그룹사 게시판에 "한미에 바뀐 것은 없다"며 현 경영 체제 변경에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글을 올리기도 한 만큼, 임종윤·종훈 사내이사는 이사회 소집 전까지 최대한 송 회장이 자신들의 비전에 동참하도록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임종윤 사내이사는 "한미사이언스는 대주주 가족 간 화합과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는 뜻을 주변에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등 한미사이언스 새 이사진 측은 OCI와의 통합 무산 이후 상속세 부담 등으로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에 대한 매도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이른바 '오버행'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주주 지분이 주식시장에 매물로 나올 일은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윤 사내이사가 2009년 홍콩에 설립한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 투자 및 연구개발 기업 코리그룹이 2022년 기준 1조원을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밝힌 만큼 이를 활용하면 상속세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임종윤 사내이사는 지난 1월 코리그룹과 관련 "임종윤 개인회사가 아니라 한미약품그룹의 관계사이자 계열사"라며 "코리그룹은 관계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 지분 확보를 통한 계열화를 진행 예정이며 홍콩 증시가 반등하고 가족 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한미사이언스 지분 51%도 가능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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