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특허 사용…"미국의 중국 견제 노력 좌절시키는 돌파구"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이 네덜란드 기업 ASLM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장비 없이 5나노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술에 진전을 이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해당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은 중국 나우라테크놀로지그룹이 반도체 기판에 회로 패턴을 새겨넣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석판인쇄)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지난달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분야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ASLM 최신예 장비 없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이다.
중국 반도체 공급망에 속한 다수 기업이 참여한 이런 시도는 최근 예비 연구에서 진전을 나타냈다.
여기에는 화웨이가 지난달 공개한 '자가 정렬 4중 패턴화'(SAQP) 특허가 사용됐다.
트랜지스터 밀도와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라인을 여러 개 그리는 기술이다.
중국국가지식재산권국에 제출된 특허 신청서에는 첨단 식각과 리소그래피를 결합한 이 기술이 회로 패턴의 디자인 자유도를 높인다고 설명돼 있다.
SAQP 기술을 사용하면 ASLM만 공급할 수 있는 EUV 리소그래피 장비 없이 ASLM과 일본 니콘이 생산하는 하위 성능의 심자외선(DUV) 장비만으로도 5나노 칩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저지하려고 나선 가운데 돌파구를 마련하는 셈이다.
EUV 장비 수입이 막힌 중국은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수입 통제 조치 강화를 우려해 최근 수년간 DUV 장비를 사재기해왔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방중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에게 "어떤 세력도 중국 과학기술 발전과 진보의 속도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카운터파트인 헤오프레이 판레이우언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에게 네덜란드가 계약 의무를 이행하고 노광장비 무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보장해주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중국의 노광장비 개발을 위한 노력은 벽에 부딪힌 상황이다.
중국 유일 노광장비 개발사인 국영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의 기술 수준은 ASLM 장비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MEE는 2022년 12월 미국 정부 블랙리스트에도 올랐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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