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책효과로 3월 하순 주요 농산물 소비자가격 하락세 전환"
일부 농산물 가격은 고공행진…양배추 5천원 넘고 풋고추도 비싸
(서울·세종=연합뉴스) 김윤구 신선미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부터 농산물 물가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2일 전망했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3월 18일부터 긴급 가격안정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4월부터는 일조 증가, 대체 과일 공급 증가 등 공급 여건이 개선되고 정부 대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물가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춘분(3월 22일) 이후 낮 길이가 점점 길어져 시설채소 생육에 필수적인 일조시간이 증가하고, 참외·수박 등 대체 과일이 본격 출하되기 시작한다고 박 정책관은 설명했다.
그는 또 aT를 통한 바나나·오렌지 등 수입 과일 직수입 최대 20% 할인 공급도 확대돼 농산물 공급 여건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18일부터 납품단가 지원, 할인 지원 등 긴급 가격안정 자금 1천500억원을 투입한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 농축산물 체감 물가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
납품단가 지원은 대형마트에서만 하다가 지난달 하순부터 중소형 마트, 전통시장으로 확대돼 더 많은 소비자가 정부 대책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고 박 정책관은 기대했다.
농식품부는 이런 대책의 효과로 일부 농산물 소비자가격이 지난달 하순 추세적으로 하락 전환됐다고 밝혔다.
납품단가 지원 예산 가운데 49.1%를 이미 집행한 상황이며 할인지원은 각 업체와 추후 정산한다.
정부와 유통업체의 할인 지원 등이 반영된 aT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달 하순 사과와 배 가격은 각각 10개에 2만4천726원, 3만9천810원으로 이달 중순과 비교해 8.8%, 7.0% 하락했다.
대파 가격은 1㎏에 2천703원으로 19.9% 내렸고 토마토 가격은 7천160원으로 12.6% 떨어졌다.
딸기는 100g에 1천288원으로 12.6% 하락했고 오이는 10개에 9천913원으로 20.8% 하락했다.
다만 일부 농산물은 가격 상승률이 높은 편이다.
지난 1일 기준 양배추 소매가격은 1포기당 5천409원으로 1년 전(3천789원), 1개월 전(3천820원)보다 각각 40% 넘게 비싸다. 양배추는 산지 일조량 부족으로 최근 작황이 나빴다.
풋고추 가격은 100g당 1천866원으로 1년 전(1천208원)보다는 54% 올랐으나 1개월 전(2천316원)보다는 19% 내렸다.
정부는 물가 안정 대책에 더해 이달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
방안에는 크게 '유통비용 절감'과 '불공정거래 조사' 두 가지가 담긴다.
박 정책관은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 등으로 유통단계를 축소해 유통비용을 10% 절감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산지는 거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중심으로, 소비지는 공동구매 등으로 규모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 부처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현장에서 유통 주체별 불공정행위를 조사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상품권, 캐시백 제도 등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서도 후속 대책을 검토 중이다.
박 정책관은 관련 질의에 "온누리 상품권 환급 행사를 하고 있다"며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가 체감물가에 가깝다고 언급한 aT 조사 결과는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과는 차이가 컸다.
통계청 조사에는 정부와 유통업체의 할인 가격이 반영되지 않는 만큼 결과가 다르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통계청 조사에서는 토마토 가격은 작년 동월 대비 36.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일 대체 품목으로 수요가 증가했으나 작황 부진으로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상재해에 따른 생산 감소로 저장량이 부족한 사과와 배 가격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각각 88.2%, 87.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중 3월 출하 비중이 낮은 감귤(5.8%), 참외(6.3%) 등의 물가도 높게 나타나 과실류 전체 상승률을 증폭했고, 3월에 출하되지 않는 복숭아, 수박의 물가 상승률도 작년 동월비 각각 64.7%, 52.9%로 높게 나타났다.
배추는 올해 가격이 평년에 미치지 못하지만 작년 가격이 크게 낮았던 만큼 기저효과로 인해 19.6%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 소고기의 경우 미국 가뭄의 영향으로 사룟값이 상승했고, 현지 사육 마릿수가 줄어 가격이 올랐다.
ykim@yna.co.kr,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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