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래 회장 취임 100일 간담회…"인구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손해보험협회가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역피라미드형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저출생 대책에 부응한 보험상품을 강화하고, 고령층 보험상품 저변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3일 취임 100일을 기념해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적 사회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하는 손해보험의 책임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인구구조 변화대응, 디지털 혁신, 지속가능 보장체계 구축, 소비자 중심 서비스 확립 등 4대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먼저 저출생과 관련해 실손보험에서 임신·출산 관련 질환을 신규 보장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실손보험 표준약관상 임신·출산 관련 질환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임산부는 실손보험 외 별도 상품에 추가로 가입해야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협회는 임신·출산 질환 관련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 급여의료비를 실손보험에서 신규 보장하는 방향으로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한다.
약관이 정비되면 올해 중 보험사에서 관련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판매 중인 자동차보험 자녀할인 특약의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상품 판매를 활성화하는 안도 추진된다. 기존에는 자녀가 일정 연령 이하인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했는데, 앞으로는 자녀가 2명 이상 등 다자녀인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인구 고령화와 관련해서는 시니어 맞춤형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규제를 개선할 계획이다.
시니어 맞춤형 서비스 개발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의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을 추진하고 실버타운, 요양원 등 다양한 노인 요양·돌봄 서비스에 보험사의 시장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협회는 고령자의 실손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유병력자 실손 가입연령 확대, 고지사항 간소화 등 개편방안을 당국에 건의하고, 고령 금융소비자 콜센터 상담 시 지정인 대리안내 제도를 마련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 중 고령 금융소비자보호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 만 65세 이상 고령자 중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는 상담 답변 안내를 가족이 받을 수 있다.
협회는 이 밖에도 모빌리티 데이터 기반의 보험상품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보험산업의 마이데이터 활용 확대를 추진한다.
보험경쟁력 강화를 위해 AI·디지털 활용을 활성화하고, 기후지수·가상자산·비대면 금융사고 보장 등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신규 보험 상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국내시장의 포화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보험사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국내외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진출 국가와의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하기로 했다.
올해 10월 시행을 앞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와 관련해서도 소비자 친화적으로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시행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실손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는 3대 비급여(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주사료, 비급여MRI)의 보장 합리화를 위한 표준약관 개선안에 대해서도 당국과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협회에 따르면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물리치료만으로 작년 연간 약 2조1천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등 비급여 과잉의료로 인한 보험금 누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 회장은 대전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32회로 관가에 입문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 대변인,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에 이어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 등을 지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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