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석유와 석탄 기업을 포함하는 전 세계 57개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동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이 인용한 '카본 메이저스 데이터베이스'(Carbon Majors Database)에 따르면 불과 57개의 석유와 가스, 석탄, 시멘트 기업이 2016년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 이래 온실가스 배출량의 80%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파리협정 이후 7년 동안 이전 7년에 비해 화석연료 생산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렸다.
이는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했지만 에너지 국영기업과 민간 다국적 기업들이 기후 위기의 주된 동인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기간 민간 다국적기업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 기여도가 가장 큰 기업은 3.6기가톤, 전 세계 배출량의 1.4%에 이르는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이 있는 미국의 엑손모빌이었다.
그다음으로는 각각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 이상씩 관련이 있는 셸과 BP, 셰브런, 토탈에너지스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추세는 아시아 석탄산업을 중심으로 국영 기업들과 관련된 배출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라고 카본 메이저스 데이터베이스는 설명했다.
카본 메이저스 데이터베이스의 리처드 히데는 기업들이 수십 년간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탄소 연료의 탐사와 생산을 계속 확대한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 생산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보상해야 할 도덕적인 의무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본 메이저 데이터베이스가 4일부터 업데이트된 자료를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게재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여기에는 지난 1854년 이후 장기적인 배출 추세와 2016년 파리협정 이후 상황에 대한 비교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
또한 산업혁명 시작 이후 화석연료와 시멘트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의 72%와 관련이 있는 122개 기업에 대한 자료도 담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국영 기업들이 생산한 석탄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체의 14%로 가장 많았다.
이는 2위인 구소련의 두배가 넘는 비율이며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비율보다는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그 뒤로는 미국의 셰브런(3%)과 엑손모빌(2.8%), 러시아의 가즈프롬, 이란 국영석유회사, BP, 셸, 콜 인디아(Coal India)가 뒤를 이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인플루언스맵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단 반 아커는 카본 메이저스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많은 기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 기업들은 파리협정 이후 생산량을 줄이기는커녕 늘려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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