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 25.3%↓
하이브리드차, 가솔린보다 5∼8개월 더 기다려야 받는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들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1분기 기준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판매 둔화를 틈타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도 기간이 다른 연료 모델 대비 2∼3배 이상 길어지는 현상도 보인다.
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전기차 판매 등록 대수는 2만5천550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25.3% 줄었다.
전기차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한 것은 2023년 3분기(5만845대→3만9천145대) 이후 두 번째다. 1분기만 비교해서는 처음이다.
1분기 기준 2020년 1만763대, 2021년 1만3천273대, 2022년 2만7천853대, 2023년 3만4천186대로 그동안 전년 1분기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올해에는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섰다.
전기차 보조금이 대체로 2월 말에 확정되는 국내에서 1분기는 '전기차 판매 비수기'로 다른 분기와 비교해 판매량이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지만, 1분기 기준으로 감소했다는 것은 글로벌 전기차 성장 둔화가 국내 시장에서도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전기차 부진을 틈타 하이브리드차의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하이브리드차는 9만9천832대가 등록되며 46.3% 늘었다.
같은 기간 휘발유(-18.7%), 경유(-55.7%), 전기(-25.3%), 기타연료(-37.7%) 등 다른 연료 차량의 판매량은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와 액화석유가스(LPG·129.3%)만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에 해당 모델의 인도 기간도 다른 연료 모델에 비해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기아 차종별 예상 납기표에 따르면 이번 달 기준 아반떼 1.6 가솔린 모델의 인도 대기기간은 4개월이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3배에 달하는 12개월 이상이었다.
쏘나타와 싼타페도 가솔린 모델 대비 하이브리드 모델의 대기기간이 5개월 이상 길었다.
기아 쏘렌토는 가솔린·디젤 모델의 인도 기간은 1.5개월이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7∼8개월이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 둔화가 올해 국내에서부터 본격화할 조짐"이라면서 "문제는 경제성과 충전 접근성인데, 올해 출시되는 저가 모델들의 성과에 따라 전반적인 추세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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