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1천여명·38명 실종…화롄 1만가구 수도 끊긴 채 생활
'660명 고립' 집계 속 국가공원 "산속 1천여명 발 묶여" 추산
(타이베이·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김철문 통신원 이봉석 홍제성 기자 = 대만 당국은 4일(이하 현지시간) 규모 7.2(미국·유럽 지진당국 발표는 7.4) 강진 발생 이틀째를 맞아 300여차례 여진 속에서도 실종자 수색과 피해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중앙재해대응센터는 이날 오후 4시25분 기준으로 사망자 10명, 부상자 1천67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전날보다 한 명 늘었고 부상자도 전날 946명에서 100명 이상 증가했다.
화롄현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는 유명 관광지인 타이루거국가공원에서 4명, 쑤화고속도로 주차장에서 1명, 다칭수이터널 휴게구역에서 2명, 광산 지역에서 1명, 화롄현 시내 건물에서 1명이 각각 발생했다.
가장 최근 희생자는 타이루거 국립공원 내 샤오주이루 둘레길에서 하이킹하다 떨어진 돌덩이에 맞은 65세 남성이다.
38명이 실종 상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붕괴한 건물 등에 고립된 이도 660명으로 집계됐다.
타이루거국가공원 측이 공원 내에서 숙박한 사람이 직원·여행객을 합쳐 모두 654명이고, 전날 입산한 사람을 합치면 최소 1천명 이상이 산속에 고립됐다는 1차 추산을 내놓은 상태여서 고립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만 당국은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화롄(花蓮)현을 중심으로 쓰러진 건물더미에서 실종자와 매몰자를 찾는 데 집중했다.
전날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에 이어 이날은 천젠런 행정원장(국무총리 격)과 샤오메이친 부총통 당선인이 화롄을 찾아 인명구조 상황 등을 점검했다.
붕괴 직전까지 기울었던 화롄현 8층 톈왕성 빌딩에서는 고립된 25명 가운데 사망자 1명을 제외하고 24명이 무사히 구조됐다.
허런·허핑 등 화롄현 인근 광산 지역에 고립됐던 87명 중 64명과 산사태로 고속도로상에서 고립된 외국인 관광객 8명도 무사히 대피했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대학생 6명도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날 강진 발생 이후 이틀간 크고 작은 여진이 300여차례나 잇따른 데다 앞으로도 2∼3일가량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구조 작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날 대만기상서측은 3∼4일간 규모 6.5∼7.0 여진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대만 당국은 도로와 전기, 수도 등 기반시설 복구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산악지대 주요 고속도로는 여전히 차단됐지만 철도는 이날 오후를 기해 재개됐다.
진앙에서 가까운 화롄현에서는 200명이 넘는 주민이 임시거처에 머물고 있고 1만가구의 수도 공급이 끊겼다.
대만 반도체 업계도 차질이 빚어졌던 일부 생산 시설 가동 재개에 착수했지만 피해는 예상보다 크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는 당초 지진으로 조업이 중단됐던 시설에서 이날 밤사이에 조업 재개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일부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TSMC는 전날 오전 동부 해안에서 25년 만에 최대인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한 직후 일부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한때 긴급 대피시켰다.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일부 공장에서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었다.
강진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대만 안팎에서 잇따랐다.
일본 유명 밴드 '엑스재팬'의 드러머이자 리더 요시키는 이날 대만 이재민을 돕는 데 써달라며 1천만엔(약 8천900만원)을 중화민국적십자회에 기부했다.
패밀리마트는 일본 전역 가맹점 약 1만6천300곳에 모금함을 설치해 5∼18일 기부금을 모은 뒤 피해 지역 지방정부 등에 보낼 계획이다.
아이폰을 조립하는 애플 협력업체 폭스콘은 8천만 대만달러(약 34억원)를 내놨고, 폭스콘 창립자인 궈타이밍(郭台銘)은 6천만 대만달러(약 25억원)를 기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 타이신금융지주, 캐세이파이낸셜, CTBC금융지주 등도 한화 수 억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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