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K "독립적 수사만이 진실 규명 위한 유일한 방법"…증거 보전 요구
이스라엘군 "조사 완료…WCK에 내용 제공할 것, 일반에도 공개 가능"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군의 차량 폭격으로 직원 7명을 잃은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이 이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WCK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WCK 차량 3대를 표적으로 여러 번 공습을 가한 군사 공격이었다"며 "3대 차량 모두 민간인을 태우고 있었고, WCK의 차량이라는 표시도 있었으며 그들의 움직임은 전적으로 이스라엘 당국의 지시를 준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적인 수사만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투명성과 책임자 처벌을 보장하며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가에게 가해질 수 있는 향후 공격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망자들의 국가인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폴란드에 제 3자에 의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부에 공습 당시의 통신 기록과 비디오·오디오 등 필요한 모든 증거를 보존할 것을 요청했다.
이스라엘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폴란드에서는 이번 사건이 외교 갈등으로 비화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논란성 글을 올려 빈축을 산 야코브 리브네 주폴란드 이스라엘 대사를 5일 초치하기로 했다.
리브네 대사는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폴란드의 극단주의 우파와 좌파가 오폭을 이스라엘의 의도적 살인이라고 비난한다며 "반유대주의자는 항상 반대유주의자로 남을 것"이라고 썼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리브네 대사의 발언은 터무니없다며 그가 "이스라엘과 폴란드 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사망자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국제구호단체 활동가 7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자지구 오폭 사건에 관한 자체 조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폭 조사에 관한 질문을 받고 "전시 특이사건 조사를 담당하는 군의 독립 기구인 '참모 사실확인 평가 장치'가 오폭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책임자인 요아브 하르-에벤 소장이 조사 결과를 오늘 참모총장에게 제출했고 최종적으로 국방부 장관과 총리에게도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를 관련 국가와 월드센트럴키친(WCK) 측에도 제공할 예정"이라며 "그 이후 내용을 명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일반에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저녁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는 창고에 구호용 식량을 전달하고 떠나던 WCK 차량 3대가 공습을 받아 WCK 소속의 폴란드, 호주, 영국, 미국·캐나다 이중 국적 직원 등 모두 7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당시 공습이 전쟁 중 복잡한 상황에서 오인에 따른 것이라고 인정했고 공개 사과를 하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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