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소뇌 영역 비활성화 원숭이, 새로운 학습에 어려움 겪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뇌에서 움직임, 균형, 조정력 등을 담당하는 운동 중추인 소뇌(cerebellum)가 보상 기반의 학습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원숭이 실험에서 밝혀졌다.
미국 피츠버그대 안드레아 보스탄 박사팀은 5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원숭이에게 보상 기반 학습을 훈련하는 실험을 통해 소뇌가 시각운동 연상 학습에서 중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뇌와 척수 연결부 뒤쪽 두개골 기저부에 있는 소뇌는 운동과 균형, 협응 등 신체 동작을 조절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질량은 뇌 전체의 약 10% 정도지만 뇌 신경세포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보스탄 박사는 "소뇌 기능에 관한 오랜 가정은 몸 움직임만 제어한다는 것이었지만, 소뇌는 오류 정보를 이용해 동작을 개선하기 때문에 비슷한 방식으로 인지 기능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도 있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지 과정에서의 소뇌 역할을 밝히기 위해 원숭이에게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에 따라 왼손 또는 오른손을 움직이도록 훈련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면 주스를 마시게 했다. 특정 시각적 신호를 적절한 움직임과 연관시켜 보상을 얻는 방법을 학습하게 한 것이다.
그 결과 훈련받은 원숭이들은 특정 동작과 연관시키도록 학습한 이미지가 제시될 때마다 그 과제를 정확하게 수행했다.
이들이 시각적 신호를 인지하고 보상을 얻기 위한 동작을 할 때 소뇌 후외측 영역이 시각운동 연상 학습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뇌 전두엽 피질과 연결돼 활성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소뇌 후외측 영역의 '푸르킨예 세포'라는 신경세포의 활동이 시각운동 연상 학습 과정에서 보상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이 소뇌 후외측 영역이 학습에 기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원숭이에게 약물을 투입, 이 영역의 활동을 일시 중지시키자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보여주고 보상해도 새로운 연상을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탄 박사는 "이 결과는 영장류에서 소뇌가 인지 기능을 형성하기 위해 보상 정보를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라며 "이 소뇌 영역이 비활성화되면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데 장애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소뇌가 숙련된 동작을 배우는 데 중요할 뿐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가장 가치 있는지 배우는 데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소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비운동성 장애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Andreea Bostan et al., 'A cerebro-cerebellar network for learning visuomotor association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6281-0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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