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출연연 예산요구기준에 담겨…축소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가 연구자 정년을 늘려주는 '우수연구원' 제도 운영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내년도 정부출연연구기관 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65세 정년 환원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오히려 정부는 정년 연장 제도에 엄격한 잣대를 대 규모를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말 출연연에 통보한 '2025 회계연도 출연연 예산요구기준'에 '퇴직자 정원에 대한 적극적인 인력계획'을 제시하라는 문구를 넣었다.
출연연은 연구원 퇴직자 중 일부를 '우수연구원'으로 지정해 정년을 61세에서 65세까지 연장하면서 임금은 줄이는 형태로 고경력자를 활용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 인력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분석하고 제시해야 내년 예산에 이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우수연구원은 출연연 정규직 연구원 수의 10% 범위에서 운영하는 제도로 각 출연연은 '매년 1% 내외 선발'이라는 기준을 해석해 매년 최대 1.9%씩 자체적으로 우수연구원을 선발하고 있다.
우수연구원 선정 기준과 선발 인원은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설정하는데, 이번에 과기정통부가 이 선발 과정을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가능한 적극적으로 기관에 실제로 필요한 인력이고 정원인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 보겠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출연연 일각에서는 기관 재량에 따라 운영하던 우수연구원을 과기정통부가 들여다보면서 재량권을 줄여 결국 인력 감축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예산요구기준에서 인건비 등을 담는 기관운영비 부분은 '신규 인력 소요를 내부 조정 통해 흡수' 같은 문구가 매년 제시될 정도로 형식적이었는데, 이런 문구를 새로 담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예산요구기준 속 기관운영비 부문 중 경상경비 내용은 '2024년 시설사업 완공 및 2023년 미반영분을 요구하라'며 작년 문구를 그대로 가져오며 연도를 지난해 기준으로 잘못 써넣은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총선을 앞두고 정년 65세 환원 등을 주장해 왔던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연총) 등 출연연 연구자들은 과기정통부가 여전히 출연연과 소통하지 않고 정책을 만들고 있다며 비판했다.
문성모 연총 회장은 "관료들이 과학기술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보니 업무 성격을 따라가는 것 같다"며 "관료들은 무조건 관리하려고 하고, 관리하다 보면 간섭이나 규제가 돼서 역효과가 나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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