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전하는 기념관으로 새단장…15일부터 일반관람 예약
최태원 회장도 방문…선대 얼 서린 곳에 느릅나무 심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SK그룹이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이 태어나 40여년을 보낸 SK가(家)의 생가를 대중에 공개한다.
SK그룹은 창립 71주년을 맞아 경기 수원시 권선구 평동 생가를 복원, 국가경제 성장사와 기업가정신을 후대에 전하는 기념관 'SK고택(古宅)'을 개관한다고 8일 밝혔다.
논밭으로 둘러싸인 작은 한옥집에서 최 창업회장은 조선인 학생들을 괴롭히던 일본인 학생들에 맞서 싸우던 어린 학생에서 6·25 전쟁 이후 잿더미가 된 공장을 일으켜 선경직물을 세운 청년 기업가로 성장했다.
동생인 최 선대회장 역시 이곳에서 성장하며 "농사에서 물 대는 방식을 바꿔 수확량을 늘릴 수 있다"고 말하는 총명한 아이에서 '인재보국'을 외치는 경영자로 자랐다.
SK고택은 1천111㎡(약 336평) 대지 위에 75㎡ 크기 한옥 형태 기념관과 94㎡ 전시관으로 구성된다.
한옥 기념관은 최 창업회장이 회사를 설립하고, 최 선대회장이 제품 수출과 사업고도화에 전념한 1950∼1960년대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내부는 실제 사용했던 유품과 시대상을 반영한 전시품으로 채워 당시 생활상을 재현했다.
처마에는 '학유당'(學楡堂)이라고 새겨진 현판이 붙었다.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부친인 최학배 공의 '학'(學) 자와 느릅나무 '유'(楡) 자에서 따왔다.
한나라 고조인 유방이 고향의 느릅나무 한 쌍을 낙양으로 옮겨 신성한 공간으로 여겼다는 유래와 연결해 '창업자의 고향'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직물을 보관하던 창고는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SK의 경영 철학을 조명하고 도전과 혁신의 역사를 다양한 시청각 자료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종건 창업회장이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을 입버릇처럼 말하며 본인 세대 노력이 후대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최종현 선대회장 어록인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 등도 전시관을 채운다.
SK그룹은 2022년 2월부터 평동 부지에 한옥을 개축하고 전시관을 신축하는 등 2년여간 준비를 거쳐 복원을 완료했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고택을 찾아 안팎을 둘러보고 마당에 느릅나무 한 그루를 식수했다. 최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장남이다.
SK고택 관람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오는 15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관람객은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어록이 적힌 카드도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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