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美대사, 기시다 방미 계기 미·일·필리핀 정상회담 의미 강조
주미日대사 "北, 북일정상회담서 '미해결문제' 다룰 준비안돼"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일본 주재 미국대사는 오는 10∼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미일정상회담과 미·일·필리핀 3자 정상회담이 중국의 '강압'에 맞선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방식에서 중대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미일정상회담(10일) 관련 양국 주재 대사 초청 세미나에서 중국이 "경제적 강압"으로 한일 등 미국의 동맹국들을 고립시키려 시도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이어 "우리가 다년간에 걸쳐 구축한 '거점 중심'(Hub and Spoke)구조는 현 시점에 적합하지 않다"며 "중대한 전환의 시기"를 맞아 "격자형(lattice-like)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거점 동맹국을 중심으로 하는 이전 대응 방식에서 탈피해 동맹·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소다자 협력체를 통해 대(對)중국 견제와 압박의 촘촘한 망을 짜 나간다는 구상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방미 외교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특히 기시다 총리 방미 계기에 오는 11일 미국-일본-필리핀 3자간의 첫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한미일 3국 협력에 이어 '격자형 안보'를 구성하는 또 하나의 소다자 협의체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 이매뉴얼 대사의 설명이었다.이매뉴얼 대사는 또 "우리는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을 분리할 수 없다"며 "단일한 전략적 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보호(protection)의 동맹'에서 '투사(projection·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힘을 투사한다는 의미)의 동맹'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매뉴얼 대사는 미일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우주, 에너지와 함께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등 떠오르는 기술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야마다 시게오 미국 주재 일본대사는 일본이 북일정상회담 개최의 목표로 삼고 있는 핵·미사일과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 이른바 '미해결 문제'의 진전에 대해 북한이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야마다 대사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북한과 건설적인 관계를 수립한다면 그것이 일본과 북한, 그리고 지역의 안정에 이롭다고 믿는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총리는 모든 미해결 문제에서 진전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매우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북한발로 나온 입장을 보면 그들이 이런 미해결 문제들을 다룰 준비가 돼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일들이 전개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다 대사는 또 "기시다 총리에게 미해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미사일, 핵 문제, 납치 문제 등은 총리에게 지속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안"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다면 총리는 북한 측과 대화를 원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납북 피해자 문제 등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일본이 납치 문제를 거론하는 데 반발하며 지난달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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