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은 "5년 이내", 머스크는 "내년 가능할 수도"…시계 빨라지나
"언젠가 등장, 시간은 필요" 관측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간을 능가하는 AGI(범용인공지능)가 내년에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머스크는 8일(현지시간) "AGI를 가장 똑똑한(smart)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로 정의한다면 아마도 내년에, 예를 들어 2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진행한 노르웨이 국부펀드 CEO 니콜라이 탕겐과의 인터뷰에서다.
머스크는 '아마도'(probably), '생각한다'(think)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구체적인 증거 등에 대한 제시는 없었다. 그러나 머스크 역시 AI 스타트업 xAI를 통해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주목된다.
특히 그의 전망은 "5년 이내에 인간과 같은 수준의 AGI가 등장할 것"이라는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의 전망을 크게 앞서는 것이다.
황 CEO는 작년 11월 뉴욕 링컨 센터에서 열린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콘퍼런스(DealBook Conference)에서 이같이 언급한 바 있다.
오픈AI와 구글, 메타 등 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AI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텍스트에 답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나 이미지·음성·영상을 생성하는 멀티모달 기반의 AI를 넘어 AGI로 향하고 있다.
바둑의 알파고처럼 한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것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능가하는 AI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AI 개발 선두 주자인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우리는 정말 AGI를 만들고 싶다"며 "(이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가장 발전된 AI 모델 중 하나인 오픈AI의 GPT-4는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MMLU)에서 정답률 86.4%를 기록했다. MMLU는 수학·물리학·역사·법률·의학·윤리 등 50여개의 주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한 평가 테스트다.
구글에 따르면 자사의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 울트라는 MMLU에서 인간 전문가 점수(89.8%)를 넘어 90%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젠슨 황 CEO와 같이 5년 이내에 인간 수준의 AGI가 나올 것으로 관측한다. 5년 내로 AI가 인간의 모든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트먼 CEO는 향후 4∼5년 이내에 AGI가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고,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AGI 과학자인 셰인 레그는 2028년까지 AGI 개발 가능성을 50%로 본다.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이보다 빠른 2∼3년 이내에 사람이 인간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AI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AI 4대 천왕'으로 꼽히는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 과학자는 "인간 수준의 AI가 언젠가는 나오겠지만 3, 5년 안에는 안나올 것"이라며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고,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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