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후보 금지' 선관위 결정 뒤집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범죄 경력으로 다음달 총선 입후보가 제한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남아공 선거법원은 9일(현지시간) 주마 전 대통령의 출마를 금지한 선거관리위원회(IEC)의 결정의 효력을 취소하고 그의 출마를 허용했다고 뉴스24와 eNCA방송 등 현지매체가 보도했다.
선관위는 앞선 지난달 28일 그가 법정모독죄로 징역 15개월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움콘토 위시즈웨'(MK)당의 후보가 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에 그를 1번 후보로 내세웠던 MK당과 주마 전 재통령 측은 지난 2일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재임 기간(2009∼2018년) 각종 부패 의혹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주마 전 대통령은 부패와 정경유착 의혹을 심리한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한 혐의로 2021년 6월 징역 15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남아공 헌법은 12개월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범죄 경력이 있으면 총선에 출마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그의 출마 여부는 이번 총선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고향인 콰줄루나탈주에 기반을 둔 주마 전 대통령의 인기를 등에 업은 MK당이 그의 '친정'인 집권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득표율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ANC는 앞서 MK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그의 당원 자격을 지난 1월 정지시켰다. 이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철폐를 위한 ANC의 과거 무장조직 이름을 딴 MK당의 정당 등록 취소 소송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ANC는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30년째 장기 집권 중이지만 사상 최악의 전력난과 높은 실업률, 부패,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다.
5월 29일 치르는 이번 총선에서 ANC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집권 유지를 위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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