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동맹 심화에 日 일부 언론 "미국의 中견제 군사 전략에 하도급화" 지적도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10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안보 동맹 강화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달착륙을 비롯한 우주, 경제, 에너지 등 여러 분야 합의 내용이 담겼다.
공동성명은 우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통해 미국인을 제외하고는 제일 먼저 일본인이 달에 착륙할 것이라는 계획을 명시했다.
이와 관련, 양국 정부는 일본인 우주 비행사 2명의 달착륙에 합의해 모리야마 마사히토 일본 문부과학상과 빌 넬슨 NASA 국장간 별도의 서명식도 열었다.
일본은 유인 월면 탐사차 '루나 크루저'를 개발, 아르테미스 계획에 공헌하기로 했다.
현재 아르테미스 계획으로는 우선 미국인 2명이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만인 2026년 9월에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본인의 달 착륙은 빠르면 2028년 가능할 것으로 일본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NHK는 "미국인을 빼고는 처음으로 일본인의 달 착륙이 실현되면 일본 우주 탐사의 새로운 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공동성명에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양국 간 첨단 기술과 공급망 강화 협력 방침이 중국을 염두에 둔 경제안보를 명목으로 대거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양국은 AI 분야에서 양국 대학 참여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양국 기업이 1억1천만달러의 자금을 출연해 새로운 공동 연구 틀을 설립하는 계획을 지지했고 부유식 해상 발전소 등 탈탄소 에너지 추진을 위한 고위급 대화도 개시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연구개발, 설계, 인재 육성 등 협력 의제를 확립할 의지를 확인하고 범용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위한 공동 대응 의사를 밝혔다.
중요 광물 자원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도 모색해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수산물 공급망 촉진, 인적 교류 활성화 의지도 공동성명에서 거론됐다.
특히 양국 고교생과 대학생 유학을 지원하기 위한 1천200만달러 규모 장학 제도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의 가장 큰 무게 중심은 미일 양자 및 다자 안보협력 강화에 놓여있지만, 일본에서는 우주, 경제 등 분야에서 협력 합의에 상당한 기대를 보인다.
일본 언론은 이번에 합의된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지휘통제 연계 강화 등 중국을 겨냥한 안보 협력 강화는 오히려 미국측 희망이 더욱 크게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특히 진보성향 아사히신문은 지휘통제 재편과 관련해 "자위대와 미군의 작전과 군사력 통합을 목표로 내건 것"이라며 "기시다 총리는 유사시에도 자위대와 미군이 독립된 지휘계통에 따라 행동한다고 하지만 통합된 틀에서 일본의 지휘권 독립성이 어떻게 담보될지, 일본 주권에 의문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일의 안보협력 강화는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군사 전략에 일본이 점점 더 편입되는 것이라며 "하도급화가 진행된다는 측면도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첨병으로 일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꿈꿔온 일본 보수 우파들에게는 평화헌법 체제의 방어 위주 안보 정책을 전환할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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