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세금 정책 등 사안과 관련한 인터뷰 자리에서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삼바' 신발을 신었다가 때아닌 역풍에 부딪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지난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세금 및 보육 정책과 관련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장면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되자 현지 누리꾼과 언론의 이목은 수낵 총리의 발언이 아닌 그의 신발에 쏠렸다.
당시 노타이 와이셔츠 차림의 수낵 총리는 구두가 아닌 흰색 아디다스 삼바를 신은 상태였다.
아디다스의 인기 신발인 삼바는 측면에 있는 3개 줄이 특징인 모델로 이전부터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다.
현지 언론과 누리꾼 사이에서는 'TPO'(time·place·occasion, 시간·장소·상황)에 어긋났다는 뒷말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한 기자는 "친근하게 보이려던 시도가 역효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영국 패션지 GQ는 수낵 총리가 "젊고 힙한 사람으로 보이려 했다"며 "영원히 멋진 제품으로 남을 스니커즈를 망쳐버렸다"고 혹평했다.
한 누리꾼은 "신발 덕분에 (인터뷰가) 더 잘 이해된다"며 비꼬기도 했다.
미 CNN 방송도 "정부의 세금과 보육 정책에 대한 수낵 총리의 설명이 그가 신은 '보통사람 신발'에 상당부분 가려져 빛을 잃었다"고 촌평했다.
그러면서 수낵 총리의 스니커즈를 둘러싼 이번 소동은 단순히 영국 역사상 가장 부유한 총리가 상대적으로 변변치 않은 100달러짜리 신발을 신는다는 것이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서가 아니라 '때와 장소' 문제와 더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14년 시리아 공습 사태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검은색이 아닌 회갈색 양복을 입었다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를 논하는 '심각한'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옷차림이라는 이유로 도마 위에 올랐다. CNN은 이 사건을 '회갈색 정장 게이트'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수낵 총리는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삼바 커뮤니티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내가 이전부터 아디다스 삼바를 신어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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