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대비 55.7% 급감해 비중 9.7%…환경규제로 상용시장서도 외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1분기 국내 경유(디젤)차 등록 비중이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탈탄소 규제에 더해 중국발 요소수 사태 등으로 경유차를 회피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해 판매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시장에서 경유차(승용·상용 포함)는 총 3만9천39대가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8만8천154대) 대비 55.7% 급감했다.
경유차의 등록 대수 감소 폭은 휘발유차(-18.7%)와 전기차(-25.3%)를 크게 상회했다.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7%를 기록했다.
경유차 비중이 분기 기준으로 1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 1분기가 처음이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으로도 경유차 비중은 한 자릿수를 기록할 것이 유력시된다.
차량 구매자 10명 중 1명만 경유차를 산다는 뜻으로, 올해 1분기만 봐도 경유차는 연료별 판매 비중에서 하이브리드차(24.9%)에 밀리며 3위로 떨어졌다.
뛰어난 연비와 높은 토크로 2010년대 큰 인기를 끌던 경유차는 탈탄소화에 따른 배출 규제 강화와 친환경차 인기에 해가 갈수록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2016년 87만3천대에 달했던 경유차 등록 대수는 2017년 82만1천대, 2018년 79만3천대, 2019년 65만7천대, 2020년 59만6천대, 2021년 43만대, 2022년 35만대, 2023년 30만9천대로 매년 줄고 있다.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47.9%, 2017년 44.8%, 2018년 43.4%, 2019년 36.6%, 2020년 31.2%, 2021년 24.8%, 2022년 20.8%, 2023년 17.6%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국내시장에서 경유차 판매는 더 가파르게 줄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라 1t 경유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되고, 어린이 통학버스나 택배용 차량의 경유차 사용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작년 말 1t 트럭인 포터2와 봉고3의 경유 모델을 단종하고,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투입했다.
경유차 판매 비중이 높았던 상용차 시장에서 환경 규제에 따른 생산 감소 등으로 소비자들이 경유차를 외면한 것이 판매 급감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경유차의 퇴출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규제가 강화되면서 생산 물량 자체가 줄고, 소비자들도 경유차를 불편하게 느끼고 있어 감소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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