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당국자 "네타냐후도 갈등고조 원치 않아…이란, 스위스 통해 美 접촉"
"300회 이상 미사일·드론 공격…중거리 탄도 미사일 100발 이상"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간) 이란의 기습 공격과 관련, 이스라엘이 신중하게 대응해야 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또 열흘 동안 이란의 공격에 대비해 왔으며, 미국 정부는 이란과도 스위스를 통해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전날 밤 공격에 대비하며 만약 이것이 성공할 경우 역내 전반에 통제되지 않는 갈등 고조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 왔다"며 "이는 우리가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피하기 위해 주야로 노력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방위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했다"며 "두 정상은 지난 열흘간 이란의 공격에 대비해 왔으며, 우리는 그 결과에 상당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뤄진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이란혁명군을 한참 앞섰다고 강조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네타냐후 총리에게 긴장 고조 위험성에 대해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스라엘 역시 이란과 심각한 갈등 고조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당국자는 "통화는 매우 유용했으며, 누구도 갈등 고조의 사다리를 오르고자 원치 않았다"며 "다만 다른 한편으로 이는 여러번 강조했다시피 이란의 전례없는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이었으며 우방과 힘을 합친 뛰어난 방어였다. 이스라엘은 다음 단계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핵심 참모들과 별도 회의를 진행했으며 이어 주요7개국(G7) 긴급 화상정상회의를 했고, 요르단 2세 압둘라 국왕과 통화도 가졌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및 이란의 대리인에 대해 만약 그들이 우리를 공격할 경우 미국은 미국인 및 미국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완벽히 대비돼 있으며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지난 열흘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일부 이견은 있을지언정 함께해 왔다"고 말했다.
G7 정상회의와 관련해선 "이란에 대한 제재를 포함해 공조 방안이 논의됐지만, 앞서 나가지 않겠다"며 구체적 설명을 피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란이 공격을 사전에 예고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한편 "이란은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확인했다.
그는 "그런 차원에서 우리는 그들과 소통할 적절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며 "이란은 스위스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그들은 공격이 끝났다고 했지만 여전히 진행중이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전날밤 100발 가량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과 30발의 지대공 순항 미사일, 150회 드론 공격 등을 포함해 300회 이상 공중 공격이 있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심각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확인했다.
미군에 의해 직접적으로 4~6발의 이란 탄도 미사일이 격추됐고, 70대 이상 이란 드론 공격이 차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라크 인근 미국 패트리어트 포대에서도 한 발을 격추했다.
이 당국자는 "대부분 이란의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으로 격추됐다"면서 "이웃 나라에서도 격추가 있었으며, 미국을 포함한 영국과 프랑스,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가 긴밀히 공조했다"고 전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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