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응책 의견 갈려…"즉시 반격해야" vs "절제해야"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불안은 더 커졌습니다", "우리는 삶을 이어가야죠."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란의 대규모 공습에 대피소로 몸을 피했던 이스라엘 주민들은 불안감 속에서도 점차 일상을 되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웠던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시내에 있는 상점들은 다시 손님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 채로 공포에 떨었던 기억은 떨치지 못하는 듯했다.
예루살렘에 사는 제브 팔라트니크(33)는 대피소에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있었다"며 "이란에서 발사된 로켓은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보다 더 정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불안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란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스라엘을 공습하면서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합쳐 300기가 넘는 공중무기를 발사했다.
이란의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를 비롯한 이스라엘 전역에서 사이렌과 폭발음이 들렸다.
하늘에서는 이란이 보낸 발사체와 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이 반딧불이처럼 서로 주위를 맴돌고, 발사체가 격추될 때는 굉음과 함께 섬광이 번쩍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긴 밤을 보낸 이스라엘 주민들은 이란 공습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도 주목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이스라엘이 즉시 반격하길 바란다는 강경한 목소리와 함께 절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예루살렘에서 만난 주민 론 코헨(37)은 정부가 이란에 즉시 반격하길 바라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NYT에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며 "우리 정부는 방어하는 방법은 알지만, 공격하는 방법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동쪽 끝에 있는 메툴라 마을에 살다 전쟁이 시작되자 피란한 기디 라피드는 이스라엘이 절제된 행동으로 힘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6개월간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으로 지친 주민들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라피드는 "실존적 공포에 빠져 대피소에 머물고 식량과 물을 비축해야 하는 사람들은 평화를 추구하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이란인들"이라고 지적했다.
전쟁의 불확실성에 주민들의 표정에는 두려움과 피로감, 분노가 엿보였지만 일상을 지키려는 이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었다.
텔아비브의 한 대학생은 BBC에 "우리는 지난 6개월 동안 공격에 익숙해졌다"며 "그저 평범한 밤이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미사일 공격이 있었지만, 우리는 일상을 계속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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