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네이버 등 경쟁업체 멤버십 가입 혜택 속속 강화
회비 인상에 쿠팡 회원들 동요…"중장기 영향 미미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이신영 기자 = 쿠팡이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 회비를 4천990원에서 7천890원으로 대폭 인상하면서 유통업계에 때아닌 '멤버십 대전'이 펼쳐질 조짐이다.
경쟁사들이 쿠팡에서 떨어져나올 고객을 붙잡고자 멤버십 혜택을 대폭 강화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 간 충성 고객 잡기 경쟁이 점화하며 전선이 확대된 것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 업체인 G마켓은 다음 달 한 달간 그룹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회원의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4천900원으로 83.7% 내린다.
다음 달 예정된 상반기 최대 쇼핑 축제 '빅스마일데이'에 맞춘 프로모션이다. 이전에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에 한 번도 가입한 적 없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행사 기간 가입한 고객은 멤버십 1년 무료 연장 혜택도 받게 된다. 사실상 4천900원으로 2년간 멤버십 혜택을 누리는 셈이다.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은 신세계그룹이 야심 차게 준비해 지난해 6월 출시한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 G마켓·옥션, SSG닷컴 등 6개 계열사의 구매 혜택이 주어진다.
G마켓은 이번 프로모션을 계기로 쿠팡의 회비 인상에 부담을 느낀 일부 고객이 G마켓 또는 옥션으로 멤버십을 갈아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G마켓 관계자는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은 가입 고객의 연회비를 전액 포인트로 고스란히 돌려줘 사실상 무료 멤버십처럼 운영돼왔다"며 "이번에 초기 가입비 부담까지 대폭 낮춰 더 많은 고객을 멤버십 회원으로 유도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SSG닷컴도 신규 가입 고객에게 1만원 할인 및 무료 배송 쿠폰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이달 한 달간은 신규 가입·기존 회원 모두에게 백화점 상품 무료 반품 혜택을 준다. 반품 신청 고객에게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SSG머니 3천원도 제공한다.
온라인 마켓에서 쿠팡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네이버 대응 움직임도 주목된다.
네이버는 다음 달 31일까지 유료 구독 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한다. 6개월 내 멤버십 가입 이력이 없는 고객이 대상이다.
프로모션 기간 가입한 고객은 월 4천900원씩 3개월간 1만4천700원을 아낄 수 있다.
네이버는 또 오는 7월 15일까지 석 달간 모든 멤버십 이용자에게 '네이버 도착보장' 태그가 붙은 상품을 1만원 이상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배송비 할인 쿠폰(3천500원)을 매일 지급한다.
2020년 출시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회원에게 쇼핑·예약·여행 영역에서 최대 5%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11번가도 SK텔레콤 연계 멤버십인 '우주패스 올'의 첫 달 가입비(9천900원)를 1천원으로 내린다.
우주패스 올에 가입하면 아마존 해외직구 무제한 무료배송 및 5천원 할인쿠폰 1매 지급, 매월 쇼핑 3천포인트 적립, 5만원 이상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5천원 쿠폰 1매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550원을 추가로 내면 1만450원 상당의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컬리는 오는 22∼28일 멤버십 회원만을 위한 '컬리멤버스위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 기간 멤버십에 가입하면 첫 달 회비가 무료다. 멤버스 구독료 면제 혜택은 지난해 8월 출시 첫 달 기념 이벤트 이래 처음이다.
컬리는 회원에게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 중 가장 낮은 월 회비(1천900원)에 2천원 적립금 제공, 다양한 무료배송·할인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해왔다. 이를 통해 출범 이후 가입자를 3배 이상 늘렸다.
쿠팡 와우 멤버십 기존 회원은 오는 8월 결제부터 인상된 회비를 내야 한다. 신규 고객에 대해선 지난 13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10만원에 육박하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쿠팡이 회비 인상을 발표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그동안 충성고객 역할을 톡톡히 해온 '육아맘'을 중심으로 탈퇴 여론이 퍼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쿠팡의 회비 인상이 단기적으로 전체 회원 수 또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물가가 전방위로 오르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가격 민감도가 커진 소비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쿠팡 회원 상당수가 장기 가입 고객으로 이미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중장기적으로는 회비 인상으로 수입이 늘어나는 효과가 크고 회원 탈퇴 규모는 미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쿠팡은 2021년 12월 회비를 2천900원에서 4천990원으로 72.1% 올렸으나 지난해 말까지 2년 새 멤버십 회원 수는 900만명에서 1천400만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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