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이르티시강·토볼강·이심감 범람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우랄 지역에서 겨우내 형성된 얼음까지 녹으면서 수위가 계속 상승,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지난주 홍수가 절정에 달한 오렌부르크주에서는 수위가 낮아지고 있지만, 쿠르간·튜멘주의 홍수는 이번 주 중반 극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겨울 전에 이미 범람한 상태였던 러시아 우랄 지역과 카자흐스탄 북부 지역에 폭우가 내린 데다가 거대한 눈이 빠르게 녹으면서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시베리아 남부 알타이산에서 발원한 오비강의 수위가 상승하면서 오비강의 지류인 이르티시강이 지나는 러시아 남부와 카자흐스탄 북부의 여러 마을이 침수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오비-이르티시강이 세계에서 7번째로 큰 강이라면서 12만5천명 이상이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고 설명했다.
우랄산맥과 시베리아가 만나는 지역에 위치한 쿠르간주에서는 이르티시강의 지류인 토볼강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바딤 슘코프 쿠르간 주지사는 물의 양이 엄청나다"며 "토볼강 자체의 물, 얼음이 녹으면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 여기에 카자흐스탄에서도 13억㎥의 물이 유입되고 있다"며 이는 쿠르간이 약 한 달간 침수됐던 1994년 홍수보다 두 배 많은 양이라고 밝혔다.
기상 예보에 따르면 토볼강의 수위는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쿠르간주는 주민 1만2천782명을 대피시켰다.
시베리아 남서부 톰스크주도 홍수로 140여채의 주택이 물에 잠기고 84명이 대피했다고 지역 관리들이 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튜멘주는 토볼강 수위 상승으로 8개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이르티시강의 또 다른 지류 이심강의 수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알렉산드르 무르 튜멘 주지사는 현지 방송에서 "이심강 물이 매우 극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강의 수위가 역대 최고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돼 강제 대피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강이 흐르는 카자흐스탄 북부 페트로파블롭스크의 일부 지역들도 완전히 침수돼 약 1천채의 주택이 물에 잠겼고 5천명 이상의 주민이 대피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전력과 수도 공급도 중단됐다.
카자흐스탄은 물이 더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서부 카자흐스탄 지역 주민들도 대피시키고 있다.
알렉산드르 쿠렌코프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은 이날 오렌부르크주 오르스크를 방문했다. 오르스크는 지난주 우랄강 댐이 무너져 침수된 지역으로, 여전히 3천725채의 주거용 건물이 침수돼 있고 2천500명 이상이 대피한 상태다.
러시아는 지난주 오렌부르크, 쿠르간, 튜멘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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