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퀴올라 '언더카운터 냉장고'·M2 아틀리에 '와인 캐빈' 첫선
(밀라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이탈리아 밀라노 피아차 카브르 광장 인근에 위치한 LG전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
쇼룸 밖에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초록색 장식장이 1층 전시장의 정중앙에 놓였다.
언뜻 보면 일반적인 서랍장 같았지만, 한쪽 서랍을 열었더니 위에는 음료나 화장품을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가, 아래에는 냉동고가 나타났다.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디자인 거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명으로 꼽히는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가 LG전자와 손잡고 선보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언더카운터 모듈형 냉장고(서랍형 빌트인 냉장고)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4'를 맞아 21일(현지시간)까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서 '정밀함의 미학'을 주제로 쇼케이스를 열고 우르퀴올라의 새 작품을 선보인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개막(16일)을 앞둔 15일 LG전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찾았다. 평소에는 일주일에 2천∼3천명이 이곳 쇼룸을 방문하지만, 밀라노 디자인 위크 시즌에는 1만∼1만1천명이 찾는 곳이다.
LG전자는 2020년 '빌트인 본고장'인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관광 명소 브레라 구역 인근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1천100㎡ 규모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열었다.
서울 강남, 미국 나파밸리에 이은 세 번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이다.
특히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우르퀴올라의 신작 2점이 전면 배치됐다. 사람과 교감하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우르퀴올라는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화·개인화로 주방과 거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트렌드에 주목했다.
성재욱 LG전자 키친솔루션해외영업팀장은 "냉장고의 가격은 300만원 정도지만, 우르퀴올라 디자인이 입혀진 제품은 3천만원가량에 판매될 예정"이라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상위 1%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그중 더 럭셔리한 고객이 (디자이너 협업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초프리미엄 가전에 디자인을 더해 가전 이상의 가치를 선사하는 셈이다.
LG전자가 최초로 선보이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와인 캐빈도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밀라노 건축디자인 그룹 M2 아틀리에가 디자인한 와인 캐빈은 360도 회전형 구조로, 상단은 와인잔을 전시·수납하는 공간과 시가 박스로, 하단은 와인 25병가량을 보관할 수 있는 와인 셀러로 각각 구성됐다. 겉면은 직접 나무를 깎아서 만들었다.
'정밀함의 미학'이라는 주제에 맞춰 쇼룸 입구 천장에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장인정신을 의미하는 종이접기 장식 4천개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밀라노 출신 종이접기 장인 루이자 오노프리의 작품이다.
모래시계와 시계 부속품, 유리 세공 공예 등의 조형물과 시향·시식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서 차로 10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네덜란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모오이의 쇼룸에서도 LG전자와의 협업을 확인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2022년 라이프스타일 올레드 TV 포제로 모오이와 협력을 시작한 이후로 꾸준히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작년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전시를 선보였던 모오이는 올해는 '리빙룸'을 주제로 특유의 화려한 패턴보다는 잘 어우러지고 쉴 수 있는 패턴의 가구 등을 선보이고 있다.
쇼룸에 들어서자 모오이의 소파 주변에 모오이의 독특한 패턴을 입고 재탄생한 에어로퍼니처와 스탠바이미 고가 함께 놓였다.
이번 전시에는 다음 달 현지 출시를 앞둔 무드업 인스타뷰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를 비롯해 슈케이스, 올 뉴 스타일러 등 LG전자 제품 7종 17점이 곳곳에서 녹아들며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있었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마르셀 반더스 모오이 공동 창립자 겸 수석 디자이너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자 한 것은 리빙(living)이 곧 라이프(life)라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며 LG전자 제품에 대해서는 "다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임아정 LG전자 브랜드마케팅팀 책임은 "LG전자는 슈케이스와 스타일러 등 업계에 없는 첫 제품을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 모오이와 평범함을 추구하지 않는 면이 닮았다"며 "가전과 디자인을 결합하는 윈윈 관계"라고 전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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