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내각 '고통스러운 보복' 논의…이스라엘군 "우리가 선택한 때 대응"
시리아 영사관 폭격에 첫 입장 "테러 연루자들 사망…민간인 피해 없어"
러시아·프랑스·영국 등 주요국 "긴장 고조 막아야…양측 모두 자제" 촉구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로 고조된 중동지역 갈등이 확대하지 않도록 자제를 촉구하는 가운데에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본토 공습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재차 천명했다.
15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에 영리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보복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영 칸(KAN) 라디오 방송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여당인 리쿠드당 소속 장관들과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는 영리한 대응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 공격에 나서기 전에 미국이 이란의 재반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고지할 것을 약속했다고도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국제 사회는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이란의 이번 공격에 저항하기 위해 반드시 뭉쳐야 한다"며 이란 보복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전시내각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보복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이어간 가운데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전시내각이 역내 전쟁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이란에는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는 다수의 보복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전시내각이 이 가운데에도 미국 등 우방이 반대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하려 하나, 이란의 공격을 묵인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분명하고 강력한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날 "우리는 앞을 내다보고 다음 단계를 고려한다. 이스라엘 영토로 발사한 순항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에는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할레비 총장은 이란의 공격을 받았던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를 방문해 "이란은 이스라엘의 전략적 능력을 훼손하길 원하지만, 우리는 공중전에서 이란에 우월성을 보여줄 '강철 방패' 작전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도 이스라엘이 "우리가 선택한 때에"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과 관련해 첫 공식 성명을 내고 폭격 사망자는 모두 자국을 겨냥한 테러에 연루된 이들이었다고 강조했다.
하가리 소장은 성명에서 "다마스쿠스에서 사망한 이들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구성원들이며, 이들은 이스라엘을 향한 테러에 가담했던 이들"이라며 "이 테러리스트 정보원 중에는 헤즈볼라와 이란 측 조력자도 있었다"고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이어 "내가 아는 선에서 (사망자 중) 외교관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해당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은 이달 1일 있었던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지난 주말 이스라엘에 300여기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다시 보복을 예고하며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주요국은 일제히 양측 모두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에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 300여기를 막아낸 것은 "허비해서는 안 될 성공"이라며 긴장 고조 완화를 도울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란의 공격에 대해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끔찍한 확전 행위"였다고 규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BFMTV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큰 화재'(conflagration), 즉 역내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날 하원 연설에서 "(이란의) 공격에 직면한 이스라엘과의 연대를 표하고 우리가 (갈등) 확대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와 곧 대화할 것"이라며 "모든 당사자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도 이스라엘 외무장관에게 분쟁이 역내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우리는 분쟁 규모의 단계적인 축소를 위해 분명히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를 극도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 있는 모든 국가가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러시아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더는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모든 불일치는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13일 네타냐후 총리와 한 통화에서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14일 방송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이란과의 전쟁을 원치 않으며 중동에서 긴장 고조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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