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기술혁명 따른 거품 우려되고, 빈국들 세계화 혜택도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글로벌 경제가 점증하는 부채와 불평등을 가리고 있고 어려운 나라들은 사정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세계 경제는 경기 하강을 피해 연착륙으로 향하고 가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지만, 전쟁과 경제적 민족주의로 인해 많은 국가의 사정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행하게도 세상은 더 위험해지고, 분열되고, 빚을 지고, 불평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주요국 경제는 낙관적으로 비친다.
미국 경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하게 강한 회복력을 보인다.
영국은 지난해 말 하강세에서 돌아서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독일 산업 부문도 반등할 조짐이다.
많은 부채를 가진 중국 내에서도 이번 설 연휴 동안 관광객들은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했고, 공장들도 조금 더 활기차게 움직인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주 미국에서 열리는 춘계 회의에서 주요 경제국에 대한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해 세계 경제가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난해 말에 내놓은 2.7% 성장 예측보다 높다.
그러나 금리가 더 오르지 않고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고, 세계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처럼 정치적, 그리고 지정학적 위험에 휩싸여 그에 따른 경제적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또 각국이 지정학적 블록으로 뭉치고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적 격변에 맞서는 가운데, 세계 경제는 소수의 부유한 승자들에게 이익이 집중되고 전반적인 성장 둔화 쪽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 이전 5년 동안 글로벌 성장률은 평균 3.4%로 상당한 수준이었지만, IMF는 이제 향후 5년간 경기 확장이 지난 30여년 중 가장 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온갖 무기가 동원된 전쟁과 함께 강화되는 무역 전쟁 속에서 기업인들과 투자자들은 이전의 낮은 무역 장벽과 개발도상국의 신흥 중산층을 겨냥해 투자 결정을 하던 시대의 종말에 직면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들은 기후 변화 충격, 정부 지출을 압박하는 막대한 부채, 식량 가격의 급등 등으로 타격을 입었다. 덩달아 대이주 행렬을 초래하고 부유한 국가의 정치를 뒤흔들고 있다.
글로벌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위기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부국과 빈국 간 격차가 좁아지는 경제 수렴 시대를 앞당겨 종식했고, 그 격차를 해소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유한 국가들에서는 세계화의 이점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공급망의 확산으로 혜택을 받던 가난한 국가에는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무역 전문가 에스워 프라사드는 "지정학적 균열의 심화로 무역과 금융 흐름이 분열되고 주요 경제국들이 내부로 향하면서, 저개발 빈곤 국가는 세계화의 혜택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2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7억1천200만 명이 하루 2.15 달러(약 3천 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층이었다. 2019년보다 2천300만 명이 더 많다.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혁명이 자산 거품을 키우고 결국 터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다른 포퓰리스트가 유럽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며, 미래는 더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워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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