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AI 혁명' 주제 산업정책포럼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이 노동시장 전체의 양극화가 아니라 동종업계 내 양극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6일 서울 서초구 L타워에서 'AI 혁명'을 주제로 제3차 산업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산업연구원 길은선 연구위원은 'AI 기술의 특이점과 핵심인재 인센티브 전략의 필요성'을 주제로 한 포럼 발제에서 AI가 미래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노동시장 양극화가 아닌 동종업계 내 양극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 노동 시장을 상위·중위·하위로 나눈다면 하위 시장은 소비자가 AI를 직접 활용하면서 수요가 소멸하고, 상위 시장은 전문가들이 AI를 활용해 기업형으로 성장하리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중위 시장의 경우 수요가 축소되고 공급 경쟁자가 증가하면서 동종 업계 내 일반 전문가들의 입지는 축소될 것으로 봤다.
가령 스마트폰의 카메라·사진편집 기능이 강화되면서 사진과 관련한 일반인의 편익은 증가했지만, 동네마다 있었던 사진관은 대부분 문을 닫은 점을 하위 시장의 사례로 제시했다.
우수한 전문가 그룹은 AI 활용으로 작업 속도를 높이고 대량 생산에 나서 프랜차이즈형·슈퍼스타형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보조 역할을 하는 인력의 고용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제조업의 기계장치 제어 업무에 컴퓨터 소프트웨어(SW)가 도입되면서 준전문가의 고용은 줄었지만, 단순노무직 고용은 증가한 것과 유사한 현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길 연구위원은 앞으로 데이터를 소유한 전통기업이 SW 개발자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AI 혁신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정부가 산업 발전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산업분류 코드 분석을 통해 SW 핵심인재의 38.9%와 22.0%가 각각 '시스템 SW 개발' 및 '응용 SW 개발' 등 두 분야에 60% 넘게 쏠려있으나, 실상은 SW 핵심인재 채용이 가장 많은 기업은 게임과 가상화폐 업종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장 임금에만 맡겨두면 바람직한 국가 발전 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AI 개발의 바람직한 산업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정부 주도의 핵심인재 인센티브 전략과 함께 AI 기술 대체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계층에 대한 노동이동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민순홍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까지 AI 도입으로 국내기업의 종사자 수의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AI 개발에 필요한 석·박사급 전문인력의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AI 시대에 필요한 인력을 육성·공급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AI 혁명이 미래 일자리에 미칠 영향이 다뤄졌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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