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여러 발전설비 손상돼 수리…가까스로 제한 송전 상황 모면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의 전력 공급이 15일 한때 비상 상황을 맞았다. 지난 3일 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7.2(미국·유럽 지진당국 발표는 7.4) 강진 여파로 분석된다.
16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대만의 최대 전력 수요가 3만5천27㎿에 달해 4월 기준 역대 최고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런 가운데 이번 강진으로 인해 동부 화롄의 허핑 발전소, 중부 타이중 발전소 등 8개의 발전설비가 손상돼 수리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전날 오후 5시께 대만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인 타오위안 다탄 화력발전소의 8호기마저 갑자기 고장 나 전력 생산이 중단됐다"며 이로 인해 전력 공급예비율이 전날 일시적으로 2%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대만전력공사(TPC)가 전날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오후 7시부터 대만 전역을 대상으로 한 순차 전력공급 제한 조치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 등 테크 기업은 자체 발전기를 가동했고, 수력·화력발전소 및 원전의 자체 디젤발전기까지 최대한 동원한 끝에 오후 7시께 공급예비율을 6%까지 끌어올려 '제한 송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차이즈멍 TPC 대변인은 3일 강진 이후 타이중발전소의 7호기처럼 여러 발전소의 파이프가 휘거나 터져 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핑 발전소의 수리가 곧 끝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는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량치위안 대만 중앙대 강좌교수(석좌교수)는 대만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3 원전 1호기의 수명 완료로 인한 운영 중단, 여전히 낮은 재생 에너지 공급 비중 등으로 인해 향후 전력 공급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차이잉원 총통은 2016년 5월 취임 당시 오는 2025년까지 대만 내 모든 원전의 원자로 6기를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대만 정부는 현재 석탄 45.4%, LNG 32.4%, 원전 12.0%, 신재생에너지 4.8%인 전력 생산 구조를 장차 LNG 50%, 석탄 30%, 신재생에너지 20%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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