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서 이란 두둔…이란 "상황 악화 의사 없어"
이스라엘 대사 만나고 사우디와도 통화…"中, 이란과 껄끄러워 지렛대 역할 쉽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전면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이란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쇄 접촉을 통해 상황 관리 및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15일(이하 현지시간)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을 두둔하면서 이스라엘을 비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 주임은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며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조치가 제한적이며, 이란 영사관에 대한 공격에 대응한 자위행위라는 이란의 성명에 주목했다"면서 "이란이 현 상황을 잘 처리하고 자국의 주권과 존엄을 수호하면서 더 이상의 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우선 과제는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과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2728호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가자지구 휴전을 조속히 실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왕 주임에게 "현 상황은 매우 민감하다"면서 "이란은 자제력을 발휘할 용의가 있고 상황을 더 악화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란 측은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휴전 추진과 지역 평화 회복, 역내 국가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이란-중국 협력 발전 확대를 위해 중국과 협력할 뜻이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중국은 이란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과도 접촉했다.
자이쥔 중국 중동문제 특사가 이스라엘 요청으로 이리트 벤아바 주중 이스라엘 대사를 만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자이 특사는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과 적대행위 중단을 요구했으며 지역 내 긴장 고조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왕 주임은 또 이날에는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도 전화 통화를 하고 중동지역 충돌 확산 방지를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3국 연쇄 접촉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중국 등에 대해 이란이 긴장 고조 행위를 하지 않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요구한 뒤 나왔다.
다만 최근 중국이 몇 년간 중동에서 경제·정치적 입지를 크게 넓혀왔음에도 이번 중동 사태, 특히 이란에 대해 충분한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CNN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분석했다.
중국은 작년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한 바 있지만, 이번 사태는 훨씬 더 어려운 과제라는 것이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윌리엄 피게로아 교수는 CNN에 "서류상 중국은 이란에 대해 잠재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이 지난 10년간 이란의 가장 큰 무역 상대였으며, 이란이 수출하는 석유의 90%를 사들였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이란에 보안 및 감시 장비를 제공한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다만 피게로아 교수는 "그러나 중국과 이란의 관계는 거듭된 약속에도 중국의 이란에 대한 장기적인 과소 투자 등으로 껄끄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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