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시진핑에 '우크라전 종결 러 압박' 요청"

입력 2024-04-17 00:18   수정 2024-04-17 01:48

독일 총리 "시진핑에 '우크라전 종결 러 압박' 요청"
시 주석, 6월 우크라 평화회의 참석의사 안밝혀
獨매체 "시진핑, 손님에 매달리고 퇴짜 놓는 묘기"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도록 압력을 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숄츠 총리는 이날 리창 국무원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평화에 막중한 책임이 있고 중국의 말은 러시아에 큰 영향력이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숄츠 총리는 이날 리 총리를 만나기 전 시 주석과 3시간가량 회담했다.
그는 시 주석과 우크라이나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동의했다며 "우리는 스위스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의와 향후 국제 평화회의를 추진하는 데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신화통신을 인용해 시 주석이 숄츠 총리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6월 중순 예정된 스위스 고위급 평화회의에 대한 지지나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숄츠 총리와 회담에서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이 승인(인정)하고, 각자가 평등하게 참여하며 모든 평화 방안이 공평하게 토론되는 국제회의를 제때 개최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시 주석이 스위스 평화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해석했다. 러시아는 6월 15∼16일 열리는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시 주석의 언급에 대해 "균형적이고 건설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호평했다.
독일 매체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중국이 러시아에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며 "(시 주석이) 손님에게 매달리는 동시에 퇴짜를 놓는 묘기를 부렸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날 숄츠 총리를 만나 중국 경제의 과잉생산에 대한 서방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숄츠 총리는 "리 총리에게 중국의 일방적인 경제정책 결정이 독일과 유럽 기업에 구조적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면서도 "우리가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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