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전 생태계에 스며든 AI…"주방 가전서 AI 기능은 새 표준"

입력 2024-04-17 08:57   수정 2024-04-17 16:38

[르포] 가전 생태계에 스며든 AI…"주방 가전서 AI 기능은 새 표준"
삼성·LG전자, 밀라노 '유로쿠치나'서 AI 혁신 가전 선봬
보쉬·월풀·하이얼 등도 AI 가전 공개…고객 맞춤형·친환경도 강조

(밀라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매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16일(현지시간) 개막하면서 밀라노 시내 곳곳은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살피려는 업계 종사자와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올해 62회를 맞은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180여개국에서 37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대규모 행사로, '밀라노 로 피에라'에서 열리는 실내 전시 '살로네 델 모빌레'와 장외전시 '푸오리살로네'로 이뤄진다.
'디자인은 어디로 진화하는가'를 주제로 한 올해 행사에는 '살로네 델 모빌레'의 일환으로 2년마다 열리는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 '유로쿠치나'에 국내 가전 양대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가전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전에는 가전과 가구 업체의 전시가 나눠 열려 관람객이 가구 전시장에 집중됐으나 올해는 주최 측이 "방문객의 경험의 가치와 의미를 증폭시키기 위해" 전시장을 재구성하면서 가전과 가구 업체의 전시도 한 공간에 혼재됐다.
인공지능(AI)이 글로벌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유로쿠치나 2024'에 참가한 가전 업체들도 AI 기능이 탑재된 가전을 잇달아 선보여 AI가 가전·가구 생태계에 빠르게 스며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보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는 냉장고 내부 카메라가 식재료가 들어가고 나가는 순간을 인식해 식재료 리스트를 만드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이 적용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을 내세워 주방 혁신을 강조했다.
삼성푸드 앱은 나란히 놓인 양파와 토마토를 인식해 이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보여주고, 음식 사진으로 식재료를 인식해 비슷한 레시피를 찾아주기도 한다.
애니플레이스 인덕션에는 7형 터치스크린 'AI 홈'이 탑재돼 기호에 맞는 레시피를 추천받아 이를 보면서 요리를 할 수 있다.

LG전자도 AI 기능을 강화한 '초프리미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프리존 인덕션은 AI가 조리 기구의 온도를 감지, 음식의 끓는 정도를 파악하고 예측해 물, 수프, 소스 등이 넘치는 것을 막아 주는 '끓음 알람' 기능을 탑재했다. 조리 중 냄비를 옮겨도 냄비의 재질이나 이전 가열 강도 등을 스스로 알아채 기존 설정 그대로 요리를 이어갈 수 있는 자동 추적 기능도 갖췄다.
오븐 내부 AI 카메라가 재료를 식별해 130개 이상의 다양한 요리법을 추천하고 최적화된 설정을 제안하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오븐도 유럽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LG전자 부스 옆에 위치한 중국 하이얼은 카메라 등을 통해 재료를 인식해 레시피와 조리설정 세팅 등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바이오닉쿡 오븐을 전시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장 눈여겨보는 업체로 하이얼을 꼽고 "상당히 (성장) 속도가 빠른 데 과거 우리가 했던 성공 방정식을 많이 조사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이얼은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와 이탈리아 가전 기업 캔디 등을 인수 합병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보쉬는 차세대 인터페이스의 새로운 오븐 제품군 '시리즈 8'을 선보였다. 회전식 디지털 제어 링이 탑재된 이 제품은 고해상도 터치 디스플레이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아마존 알렉사나 홈 커넥트 앱을 사용해 음성 제어로 요리를 선택할 수도 있다.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도 온도 변화를 감지해 화력을 조절하는 기능을 탑재한 '히트 컨트롤 인덕션'을 선보였다.
가전 업계 한 관계자는 "주방 가전 카테고리에서 AI 기능은 새로운 표준이 된 모습"이라며 "업체 전반에서 AI 기반의 스마트함과 이를 통해 고객과 공감하며 차원이 다른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취지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빌트인 냉장고, 오븐 등 키친 제품군 위주로 전시에 참여하며 프리미엄 디자인과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다만 스마트한 연결성이나 AI 기능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크기와 마감재, 컬러 등에서 세분화된 라인업을 대거 선보이며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니즈(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월풀의 와이드 키친장에 맞는 빌트인 오븐, 기존 모델보다 15㎝ 더 늘린 삼성전자의 '빌트인 와이드 상냉장·하냉동(BMF) 냉장고', 밀레의 펄 베이지 피니쉬(마감) 등이 대표적이다.

디자인 위크라는 전시 특성에 맞게 독특한 디자인과 조화로움이 강조된 것도 특징이다.
'감성가전'으로 인기가 높은 스메그는 자동차 보닛 형태의 냉장고를 입구에 전시하고 돌체앤가바나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밀레는 전시관 입구를 마치 미술관 입구처럼 꾸몄다.
세계 최초의 후드 일체형 인덕션을 개발한 프리미엄 독일 가전 브랜드 보라는 숲속 나무집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관 형태와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이밖에 월풀과 보쉬 등 전통적인 빌트인 강자 브랜드의 친환경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밀레는 에너지 절약존을 따로 구성했고, 보쉬는 친환경 스틸을 사용한 제품을 중앙에 배치했다. 유럽이 강화하는 환경 규제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미리 설정해둔 월간 목표 사용량이나 요금을 초과하지 않도록 AI가 제어해주는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AI 절약 모드', 전기 사용료가 높은 시간대를 피해서 제품을 작동시키는 '옵티멀 스케줄링' 등 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선보였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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