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업계 "가성비 상품 소싱 집중해 강달러 장기화 대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전성훈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돌파하면서 고환율 심화 우려가 산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면세업계는 당장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 보상과 같은 충격 완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면세업계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상품 매입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면세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본격적인 해외여행 철을 코 앞에 둔 시점에 고환율 악재가 불거지자 업계는 고객 발길을 붙잡아두기 위한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고객 부담을 줄여주고자 1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내국인을 대상으로 '환율 보상 프로모션'을 한다고 밝혔다.
구매일 기준 1달러당 매장 환율이 1,320원 이상이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LDF 페이를 최대 10만원 추가로 증정한다.
기존 구매 금액대별 LDF페이 증정행사와 카드사 제휴 할인 등을 포함하면 최대 164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오는 18일부터 온라인몰에서 '고환율에는 고할인으로, 최대 60%' 프로모션을 시행한다.
앞서 지난 12일부터 명동점에서는 150달러부터 5천달러까지 특정 금액 이상 제휴 결제수단으로 구매 시 2만원부터 최대 154만원을 포인트로 환급해 주고, 온라인몰에서는 최대 11만원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해외 직구족(직접구매)도 장바구니 결제를 미루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달러 가치가 오르는 만큼 미국 쇼핑몰 결제금액과 배송비가 고스란히 오르기 때문이다.
다만 직구족은 원/달러 환율이 2022년 10∼11월 초에도 1,400원대에 머무는 강달러 현상을 경험한 터라 상당수는 미국보다 중국과 일본시장으로 이미 눈을 돌린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직구 국가 순위를 보면 지난해 미국이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의 본격 진출로 지난해 중국에서 직구한 금액은 전년 대비 121.2% 폭증한 3조2천873억원으로 전체 직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미국은 전년보다 7.3% 감소한 1조8천574억원으로 2위, 일본은 엔저효과로 11.0% 증가한 4천742억원으로 3위에 각각 올랐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강달러 현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큐텐의 이커머스 그룹인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는 강달러 장기화에 대비해 디지털·가전처럼 환율 영향이 큰 고가 제품보다 단가가 낮은 식품이나 생활용품 중심으로 상품 소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직구 상품 대신 '엔저' 효과로 가격이 내려간 일본이나 중국 직구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 관계인 11번가도 아마존 측과 협의해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상품을 다수 입점시키는 한편 할인율이 높은 품목을 앱·웹 화면 전면에 노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도 즉각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강달러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한다.
발란 관계자는 "명품은 일반적인 소비재와 달라 당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도 "환율이 계속 높아지면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noanoa@yna.co.kr,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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