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견제를 뚫고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서구와 경쟁하고 있는 중국이 디지털 인재와 기술자를 육성하고 유치하기 위한 3개년 계획을 수립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스마트 제조, 집적회로, 데이터 보안 등 분야에서 디지털 엔지니어, 기술자, 근로자를 교육하기 위한 일련의 프로그램과 캠페인을 시작한다는 행동방안(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와 공산당 중앙조직부 등 9개 당정 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처음 제시한 새로운 용어인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質生産力)을 기반을 마련하고 디지털 경제를 위한 인적 자원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계획에 따라 중국은 디지털 엔지니어를 위한 전문 직함을 도입하고, 기업 요구에 맞는 기술자와 근로자를 위한 교육 개발, 디지털 인력을 위한 국제 협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각 대학이 디지털 경제에 관한 새로운 전공을 도입하는 등 학제 개편을 진행하고, 지방정부가 주택, 창업투자, 자녀 교육, 배우자 고용 등 디지털 인재에 대한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 등 서방이 첨단기술의 대중 수출 통제 등으로 중국의 발전을 막더라도 과학기술 자립자강과 인재 육성 등을 통해 이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중국은 첨단기술 분야의 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정보산업발전센터와 중국반도체산업협회가 공동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반도체 산업 종사자는 약 20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딜로이트와 런루이휴먼리소스 테크놀로지가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도 스마트형 제조 부문에서 중국은 2022년 기준으로 디지털 인력 430만 명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에는 부족한 인력이 55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얼마나 인재 확보에 도움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중국인 인재들이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하기 전에 중국과 서구 국가 간의 경쟁 속에서 정치적으로 신뢰를 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j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