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연구단체 WWA "엘니요 반복 대비해 가뭄 취약성 줄여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올해 초부터 아프리카 대륙 남부를 덮친 장기 가뭄은 기후변화가 아닌 엘니뇨 현상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국적 기후 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보다는 엘니뇨가 올해 아프리카 남부 가뭄의 주요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들은 조사를 위해 짐바브웨와 보츠와나, 잠비아, 모잠비크에서 우기가 절정에 달하는 12월부터 2월까지의 과거 기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후변화에 의한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우기의 강우량은 오히려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유효 강수량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됐는데 이는 기온이 높아지면 수분이 더 증발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반면 반복되는 기상 현상인 엘니뇨는 강우량을 감소시켜 심각한 가뭄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게 이 단체의 연구 결과다.
WWA는 보고서에서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두 배 더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엘니뇨는 가뭄 가능성을 크게 높이지만 기후변화는 가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엘니뇨는 반복되는 현상이므로 아프리카 남부의 가뭄 취약성을 줄이는 조처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중부와 동부 적도 부근의 수온이 평년에 비해 올라가는 해수 온난화 현상으로 평균 2∼7년 주기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9∼12개월 지속하며 지구 기온을 상승시켜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곳에 따라 기상이변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중반에 발생한 이번 엘니뇨는 오는 5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 남부는 잠비아(2월 29일)에 이어 말라위(3월 25일), 짐바브웨(4월 3일)가 잇따라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는 등 엘니뇨 현상에 따른 가뭄과 기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이달 초 아프리카 남부 전역에서 가뭄 등으로 2천400만명 이상이 기아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