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 줄고 미중 관계 불안한 탓"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계속 줄여 조만간 영국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 2위 미국 국채 보유국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중국 정부가 보유한 미 국채는 전월보다 227억달러 감소한 7천750억달러(약 1천65조원)로 집계됐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중국은 1월에도 미 국채 보유 규모를 186억달러 줄였었다.
2021년 초 이후 최근까지 미 국채 보유량을 약 25% 축소했으며, 2022년 4월 1조달러 아래로 줄인 이후 매도세를 이어오고 있다.
일본은 164억달러를 순매수해 1조1천680억달러로 최대 구매국 자리를 지켰고, 3위 보유국 영국의 보유액도 같은 기간 6천912억달러에서 7천8억달러로 늘었다.
중국과 영국의 보유액 격차는 742억달러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몇 달 안에 영국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이 미 국채를 계속 파는 이유는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미국과 갈등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최근 발언 이후 이코노미스트들은 빨라야 오는 9월, 늦으면 내년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6일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상승하면 올해 말까지 금리 인하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환 보유고 다변화 움직임이 급격한 지정학적 변화 및 미국과 불안정한 관계와 일치한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중국 인민대 청양금융연구소의 둥샤오펑 수석 연구원은 "미 달러의 글로벌 기축통화로서 지위는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미 국채를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중국은 계속 보유량을 줄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미 국채를 내다 파는 대신 안전자산인 금 보유는 늘리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3월 말 금 보유량은 전달보다 16만트로이온스(약 31.1g) 늘어난 7천274만트로이온스로, 17개월 연속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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