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상습정체구간 30%↓"…시뮬레이터로 지하고속도로 폐쇄감 연구
터널방재시험장서 안전설비도 철저히 준비…"재정 투입하고 통행료 징수할 것"
고속도로 진·출입 정체 해소 '하이패스IC' 설치도 활발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저희 목표는 2026년까지 고속도로 상습 정체구간을 30% 줄이는 것입니다."
지난 17일 경기 화성시 도로교통연구원에서 주종완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이 이렇게 말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재정고속도로 중 하루 한 시간 이상 통행속도가 시속 50㎞ 미만인 '상습 정체구간'은 총 429.9㎞(76개)에 달한다.
또 지난해 7∼9월 실시한 고속도로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이용자 80%가 정체를 경험해봤다고 응답했다. 정체가 미미하다는 의견은 14.5%에 불과했다.
국토부는 국내 고속도로의 상습적인 정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속도로 신설·확장, 기존 통행 방식 및 시설 개선 등 과제를 마련해 추진 중이다.
과제별 대표 사업으로는 고속도로 지하화와 휴게소형 하이패스IC가 있다.
경기 화성시 도로교통연구원 내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실험센터는 고속도로 지하화에 관한 연구가 이뤄질 핵심 거점 중 하나다.
2019년부터 운영된 이곳은 가상현실 기법을 활용해 실제 주행 상황을 현실감 있게 재현해 도로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실험 시설이다.
날씨 및 도로 환경에 따라 운전자의 속도, 가감속 위치 등 주행 상태 변화와 운전자의 심박수, 뇌파 등 생체 신호를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향후 차량 및 도로 설계에 반영된다.
최근 실험센터는 고속도로가 지하화될 경우 운전자가 졸음 및 폐쇄감을 느끼는 구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설비의 최적 위치 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기획 중이라고 한다.
흰색 돔 모양의 실험실 안에는 아반떼 한 대가 360도 화면에 둘러싸여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주행하면 돔은 운전에 따라 앞뒤로 움직이거나 충돌 시 그 충격을 재현하기도 한다.
실제 시뮬레이터에 탑승해보니 운전 시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과 출발·정지 시 몸이 쏠리는 느낌도 그대로 구현됐다. 관리자의 조작에 따라 창밖으로 비가 왔다가, 안개가 꼈다가, 눈이 내리는 등 주행 환경도 천차만별 달라졌다.
이현석 한국도로공사 연구위원은 "대심도 40m의 지하도로에서 운전자는 다양한 심리적 변화를 느낄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도로 시설물을 어디에 설치해야 가장 효과적일지 등을 연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하 고속도로'라는 특수한 환경에 설치될 방재 시설은 어떻게 연구개발될까.
이어서 찾아간 충북 영동군의 한국도로공사 터널방재종합시험장에는 길이 475m, 높이 6.5m의 실물 터널이 마련돼있어 각종 최신 안전설비를 실험 및 연구할 수 있다.
이날 취재진은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화재 설비가 작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입구 차단장치, 소화기, 비상방송, 살수 설비 등 각종 최신 안전설비가 '풀가동'됐다.
최근 개발된 안전설비들은 전력이 차단될 것을 대비해 자체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도로공사가 세계 최초 개발한 제연설비 '케이블프리 제트팬'은 전력 공급 없이 터널을 가득 채우고 있던 희뿌연 연기를 삽시간에 빨아들여 터널 내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향후 이곳에서는 지하 고속도로에 적용될 반횡류식 제연설비, 원격제어 살수 설비, 포소화 설비 등을 설치해 교육 및 연구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국토부가 검토하고 있는 지하 고속도로의 유형은 3가지다.
기존 도로를 존치하고 지하 도로를 구축하는 입체적 확장 유형, 상부공간 일부를 활용하는 유형, 도심 속 상부공간은 그대로 두고 지하 도로를 신설하는 유형 등이다.
현재 경부(용인∼서울), 경인(인천∼서울), 수도권제1순환(구리∼성남) 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와 2개 민자 사업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향후 지하 고속도로 재난 사고 예방 대응 기술과 환기 인프라 및 유해물질 저감 등 환경 개선, 교통운영 기술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 국장은 철도 지하화 사업과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의 근본적인 목적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도 지하화는 상부 공간 개발을 목적으로 하지만, 도로 지하화는 교통량 분산이 주된 목적"이라며 "그에 따라 재원도 일단 정부와 도로공사가 분담하는 구조가 될 것이며, 다른 고속도로와 마찬가지로 통행료도 징수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상부 공간을 개발할 수 있는 교통량 여유가 된다면 그에 맞는 사업 모델을 설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국토부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활용해 도로 정체를 해소하는 하이패스IC 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현재 전국에서 10개의 휴게소형 하이패스IC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대전 대덕구 신탄진휴게소를 하이패스IC로 전환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휴게소형 하이패스IC는 휴게소를 통해 국도와 고속도로를 진입하거나 빠져나올 수 있는 시설로, 국토부는 최대 400m까지 이어지는 신탄진IC의 교통 대기 행렬을 하이패스IC가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탄진 휴게소 하이패스IC는 올 연말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YNAPHOTO path='AKR20240419001400003_06_i.jpg' id='AKR20240419001400003_0701' title='신탄진 하이패스IC 조감도' caption='[국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win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