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속 표류해온 추가 군사지원안 통과 촉구
"지원하면 우크라 지키고 푸틴의 오만 거덜낸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의 침공전에 맞선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올해 말 패할 수 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진단이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조지 W. 부시 대통령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며 이 같은 분석을 공개했다.
번스 국장은 "우크라이나가 군사 지원을 받는다면 실질적, 심리적인 증강 효과와 함께 올해 내내 자국을 전체적으로 방어하고 시간이 자기편이라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오만한 견해를 거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법안이 부결될 경우에 대해서는 "상황이 훨씬 나쁘다"며 "우크라이나가 2024년 말에 전쟁터에서 지거나 최소한 푸틴이 (우크라이나전의) 정치적 해결 조건을 강제할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밀려 고전하다가 전열 재정비에 성공해 점령지 확대를 위한 봄철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고립주의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손을 떼기를 바라는 것으로 관측한다.
번스 국장의 이날 발언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610억 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쟁 속에 작년부터 중단돼왔다.
우크라이나 지원안은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을 올해 2월 통과했으나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미국 공화당 내 강경파는 이번 지원안에도 반발하고 있어 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조 바이든(민주당) 미국 대통령은 존슨 의장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지지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소수 극단적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인질로 잡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찰스 브라운 미국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없으면 힘들게 싸워 얻은 것들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도 지원이 지체되면 동맹과 우방이 미국이 신뢰할 상대인지 의문을 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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