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자국공습 원점 타격 가능성…'전면전 피한 고통' 균형점 찾았나
미국에 미리 알린 뒤 핵시설 등 초강수 피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규모 보복 공습에 대한 재보복을 엿새 만에 강행했다.
제5차 중동전쟁으로 비화, 확전할 가능성을 우려한 국제사회의 만류 속에서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대응에 대한 결정은 주체적으로 내릴 것"이라고 마이웨이 입장을 내비침에 따라 재보복은 '시간 문제'로 여겨져왔다.
다만 현재 전해지는 초기 정황을 볼 때 이스라엘이 역내 긴장 수위를 현격히 높일 초강수를 던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 이스라엘의 재보복시 응징을 공언해온 이란의 반응이 주목된다.
미국 ABC방송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에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이스파한주의 주도 이스파한의 공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해당 지역에는 이란의 육군 항공대 기지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파한주에는 우라늄 농축 공장인 나탄즈 핵시설을 비롯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연계된 인프라가 위치하기도 한다.
이란의 핵시설 공격은 확전 우려를 심각하게 자극할 민감한 선택지로 거론돼왔다.
미국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심각한 안전 문제를 들어 이스라엘에 자제를 요구해왔다.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미국 당국자들의 설명에서는 이스라엘의 보복 수위를 가늠할 정황이 엿보인다.
일단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 CNN방송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지난 13∼14일 이란의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며 '제한된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민간인과 핵시설을 피하고 군사시설만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폭스뉴스도 사안을 잘 아는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보복을 '제한적'이라고 규정했다.
이스라엘의 함구와 함께 구체적 표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이 자국을 겨냥한 이란 공습의 원점을 타격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이 지난 13일 이스라엘을 공습할 때 발사처로 이용한 곳 중 하나가 이스파한이라고 주목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4∼48시간 이내에 보복을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미리 미국 정부에 알리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앞두고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과 관계를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군사적 보복 자체를 말린 바 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이후 미국을 비롯한 동맹들과 관계 유지를 고려해 보복 수위를 절제하기로 했다.
현지언론을 통해 전해진 보복의 대원칙은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되 이란을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동맹국들의 확전 우려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이란의 추가 도발을 억제할 힘을 보여준다는 균형점으로 관측돼왔다.
이스라엘은 이달 1일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 간부 등을 살해했다.
이란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3∼14일 드론과 미사일 300여발을 이스라엘에 퍼부었다.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전시내각은 이후 재보복 방식을 고심해오다가 이날 심야에 강행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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