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사회' 벗어나야 저출생 해소…초등돌봄체계 완성 필요"

입력 2024-04-19 14:00   수정 2024-04-19 15:42

"'피로사회' 벗어나야 저출생 해소…초등돌봄체계 완성 필요"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 노동부 일·가정 양립 세미나서 주장
"비용 지원만으론 해결 안 돼…사회 대개조로 삶의 질 높여야"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저출산·저출생 현상에서 벗어나려면 '피로사회'에서 벗어나 낮은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오후 고용노동부가 서울고용노동청에서 개최한 '일·가정 양립 정책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피로사회, 불안사회, 차별사회, 박탈사회에서 일·가정 양립사회, 복지사회, 평등·다양성 사회, 공정사회로 만드는 대개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 지원만으로는 저출산·저출생 현상을 해소할 수 없다면서 "임신, 출산, 돌봄이 삶의 만족 요인이 아닌 불안 요인으로 여겨진다면 물질적 지원이 있더라도 쉽사리 아이를 낳는 결심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2015년부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과 조출생률(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이 모두 저조해진 배경에는 '독박육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녀 돌봄을 위해 시간을 내는 주체는 여전히 엄마"라며 "독박육아는 경력단절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M자형 곡선(경력단절로 30대 여성 노동자 고용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완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노동시장 성차별 해소로 볼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이 많아진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성 고용률과 합계출산율 사이에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는 점은 이런 설명을 뒷받침한다.
정 교수는 혼자만 하는 육아에서 함께 돌보는 육아로 나아가려면 초등돌봄 체계를 완성하고 육아기 유연근무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돌봄 체계로서 영유아기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어느 정도 완성됐지만 초등돌봄이 아직 미완성 단계"라며 "가족친화경영도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걸음마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가정 양립 수단과 관련해 "육아휴직을 길게 하면 복귀 후 적응 문제로 경력단절 가능성이 크다"라며 "아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육아기에 단축근무와 유연 탄력 근무를 오랜 기간에 걸쳐 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실리콘밸리에서도 부모들의 등·하교 돌봄 시간에는 미팅 시간을 잡지 않는 것이 당연한 직장문화라고 한다"라며 "제도적·정책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를 유연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사회문화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k02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