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 "AI 시대 문해력 핵심은 독서"

입력 2024-04-19 15:56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 "AI 시대 문해력 핵심은 독서"
'리딩앤' 운영사 아이포트폴리오 주최 세미나서 대담
"교육 핵심 AI에 맡기면 안돼…의미 있는 인간적 상호작용 필요"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에 영어 교육의 핵심은 독서입니다"
디지털 영어 읽기 프로그램 '리딩앤' 운영사 아이포트폴리오 주최 세미나에 참석차 한국을 찾은 옥스퍼드 영어사전(OED) 한국어 컨설턴트 조지은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부 교수는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AI와 문해력'을 주제로 대담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옥스퍼드대에서 한국어를 통한 한류 확산 등을 연구하는 그는 지난해 말 '영어 유치원에 가지 않아도 영어를 잘할 수 있습니다'를 비롯해 그간 영어 교육 관련 저서 30여권을 집필했다.
조 교수는 "AI는 (영어 교육에)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교육 현장의 AI 활용 측면에서) 한국은 영국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AI를 '대단한 장난감'(super toy)에 비유한 그는 "요즘 아이들은 AI가 낯설지도 어렵지도 않다"면서 부모나 선생이 먼저 알고 아이에게 전해주는 하향식(톱다운)의 교육이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조 교수는 "아이들이 기술을 먼저 습득해 부모나 선생에 가르쳐주고, 우리(부모나 선생)는 영감과 방향을 주는 '주고받는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디지털 자극이 문해력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디지털 플랫폼과 기기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세상의 모든 것이 언어로 이뤄져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중요한 것은 복합 문해력"이라고 짚었다.



특히 조 교수는 영어 교육뿐 아니라 문해력의 핵심은 독서라면서 "진정한 문해력을 원하면 천천히 가는 독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이 디지털로 바뀌었지만, 교육의 코어(핵심)는 AI에 맡기면 안 된다"며 "(선생과 아이,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아주 작더라도 의미 있는 인간적 상호 작용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영국은 읽고 쓰는 것이 교육의 중심에 있다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모든 초등학교에서 학생들 각자의 속도에 맞게 책을 읽는 것이 몸에 밸 수 있게 해주고, 독서 노트를 쓰게 한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영국 초등학교에서 독서 노트는 일반적인 독후감과는 다르게 한 줄 한 줄 쓰는 서평이자 책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핵심이라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방식의 꾸준함이 살아 있는 공부의 원천 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이런 방식의 교육이 전제된다면 "AI가 교육의 평준화와 공정성을 확보하고, 사교육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아이포트폴리오는 2013년 540년 역사의 옥스퍼드 대학출판부의 디지털 플랫폼 공동 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AI 영어 대화 서비스 '로라'(LAURA)를 선보이며 개인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 서비스 제공업체로 변모하고 있다.
이날 'AI 시대의 영어 교육법'을 주제로 강연한 아이포트폴리오 김성윤 대표는 "AI의 모국어는 영어"라며 "언어 능력은 사고하는 과정이 축적돼 스스로 깨달아 무의식적으로 저절로 생기는 것으로, 독서만이 근본적인 답"이라고 강조했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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