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MMF 설정액 16조7천억원 연중 최고…채권형펀드 한주간 1조2천억 순유입
서학개미 주간 순매수 1위 주식은 '반도체 3배 베팅 ETF'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중동 위기와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 반대매매 체결 금액이 평소보다 2∼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18일 2거래일 동안 주식위탁매매 미수금 중 반대매매 금액은 275억원으로 집계됐다.
17일 하루 동안만 172억원으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1.8%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금융투자협회가 반대매매 통계를 반대매매 '대상' 금액이 아닌 실제 반대매매 주문에 따라 '체결'된 금액만 집계하기로 한 이후 하루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67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 반대매매 체결액이 100억원을 넘긴 날은 앞서 1월 18일(102억원)과 2월 28일(115억원) 이틀뿐이었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난 뒤 2영업일 뒤인 실제 결제일(T+2일) 안에 결제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 거래다. 만기를 보통 3개월 안팎으로 설정하는 신용융자 거래와는 구분된다.
미수금은 투자자가 미수거래 대금을 갚지 못해 생긴 일종의 외상값으로, 투자자가 이 외상값(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회수한다. 이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반대매매 체결액 급증은 최근 1주 동안 코스피가 2,660대에서 2,550대까지 하락하자 미수거래로 '빚투'를 한 투자자들의 주식이 주가 급락에 강제 청산당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과 이스라엘의 재보복 등으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데다,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잇따르면서 주가 하락 압력을 높였다.
1,400원대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 수급을 위축시켜 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한국판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와 환율, 물가 등 매크로(거시경제) 변수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55조∼57조원 선에서 오르내리지만, 머니마켓펀드(MMF)로는 개인 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MMF는 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개인 MMF 설정액은 16조6천63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15조2천억원대 수준이었던 개인 MMF 설정액은 지난 2월 16조원대로 올라선 이후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였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간접투자 상품인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지난 1주 동안 설정액 1천642억원이 늘었다. 채권형 펀드에는 그보다 6배 많은 1조1천726억원이 순유입됐다.
해외주식형 펀드로는 총 163억원이 순유입된 가운데 북미 권역은 설정액이 305억원 증가했고, 중국 주식형 펀드는 527억원이 감소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2∼18일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 1억4천829만달러(2천44억원)어치를, 일본 주식 1천87만달러(150억원)어치를 순매수 결제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상장지수펀드(ETF)로 결제 규모는 1억228만달러(1천41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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