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서남부 레암 해군기지…"남중국해 중국군 등 지원"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중국의 '제2 해외 해군기지'로 의심받는 캄보디아 서남부 레암 항 해군기지에 중국 군함이 꾸준히 머무르고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서방이 우려한 대로 중국이 레암 항을 자국 해군기지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레암 항에 정박한 중국 초계함 2척이 지금까지 넉 달 이상 레암 항 일대에서 활동했다고 밝혔다.
AMTI는 인공위성 촬영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이들 군함이 지난 1월 15일 레암 항을 떠났다가 며칠 뒤에 되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레그 폴링 AMTI 국장은 "이 군함들은 그곳(레암 항)에 기지를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그저 방문이나 연습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훈 센(전 캄보디아 총리)과 훈 마넷(현 캄보디아 총리) 정부는 부인하지만 중국 해군은 레암 항에서 나와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이 레암 항에 비밀리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보도가 서방 언론에서 나오자 중국과 캄보디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테아 세이하 캄보디아 국방장관은 중국 해군 함정이 캄보디아 해군 훈련을 위해 레암 항 부두에 정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더 큰 군함이 정박할 수 있도록 지난해 새로 건설된 이 부두에 중국 군함을 제외하고 다른 선박이 정박한 사례가 지금까지 없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는 캄보디아 측이 "중국군에만 (레암 항) 이용권 특혜를 줬다는 가시적인 신호"라면서 향후 중국군이 레암 항을 이용하는 정도에 따라 레암 항이 중국 해군기지로 쓰이는지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동남아 정치 전문가인 폴 체임버스 태국 나레수안 대학 교수는 "분명해 보이는 것은 중국이 동남아 전역에서 군사적 입지를 굳히는 수단으로 그곳(레암 항)에 반영구적으로 군함을 배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군이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발판을 확보하면 인접한 남중국해 등지에서 군사적 활동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캄보디아 전문가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해군 기지를) 짓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군이 (레암 항에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중국군과 연례 합동 군사훈련 '금룡(골든 드래건) 2024' 훈련을 준비 중이며, 훈련 일부는 해상에서 열린다고 RFA는 전했다.
캄보디아 해군은 전날 수도 프놈펜에서 해당 훈련 준비를 위해 지휘관 회의를 열었다.
지난해 금룡 훈련에서는 양국 해군이 레암 항 인근에서 중국 상륙함 등을 동원해 첫 해상 합동훈련을 했다.
다만 현재 레암 항에 있는 중국 군함들이 이번 훈련에 참여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편 캄보디아 주재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미국과 이 지역의 각국은 레암 해군기지 건설의 의도와 성격, 범위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중국군의 역할과 향후 시설 용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꾸준히 나타내왔다"고 RFA에 밝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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