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으로 법정에 발묶이며 선거운동 '차질'…바이든은 경합주 집중 유세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법정에 발이 묶여 유권자들을 자주 만나지 못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궂은 날씨 때문에 모처럼의 유세를 취소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개최하려던 유세를 행사 30분 전에 취소했다.
뇌우가 지역에 접근하면서 강풍과 우박 등 위험한 날씨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자신의 전용기에서 유세장과 전화로 연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충격적이지만 우리는 모두를 안전하게 하고 싶다"면서 폭풍 때문에 전용기가 착륙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 시일에 다시 유세 일정을 잡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과 오는 5월까지는 진행될 형사재판 일정을 동시에 소화하려고 하는 가운데 "직면할 수 있는 어려움을 두드러지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이 초접전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스캐롤라이나 같은 경합주를 자주 방문해야 하지만, 그는 지난주 대부분을 뉴욕시 맨해튼의 법정에서 보냈다.
그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 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지급하고 회사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됐는데 지난 15일부터 재판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약 6∼8주로 예상되는 재판 일정 내내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데 재판은 수요일을 제외하고 주중 4회 열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이 끝난 저녁 시간과 주말에 선거운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아무래도 여기저기를 방문하면서 유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 16일 뉴욕시의 술집을 방문해 유권자들과 잠시 대화하기는 했으나 대형 유세는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가 마지막이었다.
이런 가운데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만 3일을 보내는 등 훨씬 강도 높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한편 전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장에는 극우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 로고를 새긴 셔츠를 입은 지지자들이 포착됐다.
이 단체는 회원 다수가 2021년 1월 6일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막으려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에 참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자신의 대선 패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프라우드 보이즈를 비롯해 폭동 혐의로 기소된 이들을 '인질들'로 지칭하며 재선에 성공하면 사면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바이든 캠프 대변인인 아마르 무사는 프라우드 보이즈의 유세 참여에 대해 성명에서 "백인 민족주의자와 폭력적인 극우 극단주의자에게 힘을 실어주고 노동자 가정은 두고 가는 이게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이다"라고 비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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