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집권시 무슬림에 국부 재분배 우려" 발언…야당 "선관위 행동강령 위반"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에서 약 6주간 일정으로 총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종교 간 분열을 부추기는 유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야당에 의해 선거당국에 고발되는 등 논란에 휩싸였다.
23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와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모디 총리가 최근 두차례 유세에서 종교 간 분열을 부채질하는 발언을 했다며 전날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1일 북서부 라자스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만약 INC가 집권하면 무슬림 같은 소수자들에게 국가의 부(富)를 재분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INC 소속 만모한 싱 전 총리가 "무슬림들은 국가 자산을 먼저 가질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덧붙였다.
INC는 모디 총리가 싱 전 총리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모디 총리는 다음날인 22일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유세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INC가 국민 자산을 재분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때는 특정 소수자 그룹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INC는 모디 총리가 종교 관련 발언을 제한한 선관위 행동강령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INC 간부인 아비세크 싱비는 전날 뉴델리 소재 선관위에 고발장을 낸 뒤 취재진에게 "(모디 총리 발언에는) 한 종교에 대한 명백한 언급과 INC가 모든 국가 자산을 그들(해당 종교 신자들)에게 나눠줄 것이라는 주장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방의회 여당 인도국민당(BJP)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선관위에 요구했다.
BJP는 모디 총리를 엄호했다.
가우라브 바티아 BJP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모디 총리의 발언은 국민 사이에 나도는 말을 솔직히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힌두 국수주의를 주창하는 모디 총리는 '종교 분쟁지'에 세워진 힌두교 사원 준공식에 참가하는 등 '친힌두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14억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 표심을 겨냥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구의 14%(약 2억명)를 차지하는 무슬림 등 종교 소수자들이 차별받아왔다는 지적이 야권과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방하원 의원 543명을 선출하는 인도 총선은 지난 19일 시작됐으며, 6월 1일까지 각 지역을 돌며 투표가 6차례 더 실시된다. 개표 결과는 6월 4일 나온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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