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술주들, 이틀연속 상승으로 분위기 전환
"거품 제거·투자 기회" vs "추가 하락 가능·신중 접근"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뉴욕증시의 대형 기술주들이 이틀 연속 주요 지수의 상승세를 이끌며 최근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서 비롯된 하락장 분위기를 일단 반전시켰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S&P 500지수는 1.20% 오른 5,070.55를, 나스닥지수는 1.59% 상승한 15,696.64를 각각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지난 6거래일 연속 하락 후 이틀 연속 상승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고착화 흐름을 보이면서 증시는 상승 동력을 잃은 듯 보였으나, 투자자들은 이제 대형 기술주들을 포함한 기업 실적에 주목하는 모습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날 투자자들의 관심은 장 마감 후 실적 발표가 예정된 테슬라에 쏠렸다.
테슬라는 정규장에서 1.85% 상승으로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하락에서 벗어났다.
테슬라는 장마감 후에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9%, 순이익은 55% 각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저가 전기차 계획을 폐기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최근 보도와 달리 "더 저렴한 제품 출시를 포함한 수익성 있는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이에 따라 장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13.3% 급등했다.
인공지능(AI) 붐의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도 최근 큰 폭의 하락세를 뒤로 하고 3.65% 오른 824.2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상승했다.
현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였던 지난달 25일(950달러)에 비해 15.2%로 하락한 수준이다.
테슬라에 이어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가 24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5일에 각각 실적 발표를 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7의 올해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씨티그룹의 전략가들은 최근 하락장이 시장 거품을 제거했으며, 이제 투자자들은 수익에 집중하게 됐다고 밝혔다.
씨티 전략가들인 미히르 티로드카르와 비타 만테이는 "최근 하락세를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며 "실적 발표 시즌인 만큼 투자자들은 기본적인 펀더멘털에 다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그룹의 택티컬 스페셜리스트(tactical specialist)인 스콧 러브너는 고객들이 주식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줄이고 있다며 추가 하락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미국 주식 담당 수석 전략가인 마이크 윌슨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윌슨은 블룸버그에 "코로나 이후로는 많은 이유로 예측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며 "유연하고 열린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윌슨은 지난 2022년 증시의 폭락을 정확하게 예측해 명성을 얻었으나, 지난해부터 S&P 500지수가 24% 급등하면서 자신의 전망이 빗나가자 입장을 완화하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밖에 세계 최대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의 최고경영자(CEO)도 현재 기술부문에는 많은 거품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NBIM의 니콜라이 탕엔 CEO는 이날 CNBC 방송에서 투자에 사회심리학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며 "현재 기술 부문에는 거품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 많은지 아닌지는 불분명하며, 이번 주 후반에 모든 결과가 나오면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테랑 투자자인 하워드 마크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방향과 관련, 초저금리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스는 CNBC 방송에 연준은 온건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인하하겠지만 금리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낮추지는 않을 것이며, 그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부실증권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소유하고 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