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렉트미디어랩 "분기별 가입자 공개 중단하며 시선 돌리기"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넷플릭스는 지난 분기 매출과 수익, 가입자 부문에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으나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폭락했다.
이유는 넷플릭스가 내년 1분기부터 가입자 숫자를 밝히지 않고, 영업이익률과 수익성 등 재무 지표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27일 미디어 연구소 다이렉트미디어랩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1년 전에 비해 구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해 총구독자가 2억6천960만명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3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포화하면서 신규 가입자를 통한 수익 증대가 어려워졌고,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세도 주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기존 가입자들을 유지하거나 고객 1인당 매출을 높이기 위해 '광고 편성' 등 수익원을 다양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비밀번호 공유 제한 등을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단속 효과로 지난해 넷플릭스 가입자 순증은 3천만 명에 달했다. 동시에 비용을 내고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유료 공유' 구독자도 늘었다.
넷플릭스는 이 밖에도 오리지널 콘텐츠만 고집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타사와 협력하는 '라이선스 콘텐츠'를 늘리고 있으며, 비디오 게임 및 라이브 스포츠 시장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가입자 증가보다 재무적 성장 지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러한 넷플릭스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투자자들의 '스트리밍 평가 방식'도 바꾸고 있다고 다이렉트미디어랩은 설명했다.
다이렉트미디어랩은 "2억7천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는 규칙을 바꿀 힘이 충분하다"며 "넷플릭스가 분기별 가입자 추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도 투자자와 언론의 시선을 가입자가 아닌 재무 관련 숫자로 돌리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넷플릭스가 새로운 목표를 달성한 이상 광고와 게임 등 구독료 외 매출이 넷플릭스에 매우 중요해졌다. 구독료도 유료 공유 상품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올 1분기 광고 요금제 구독자는 전 분기 대비 65% 증가했으며, 모건스탠리의 경우 해당 구독자가 올해 8%(전체)에서 2027년에는 전체의 16%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광고 요금제 출시로 영업 마진과 이익도 높아져 올 1분기 잉여현금흐름과 순이익은 20억 달러로 집계됐다.
다이렉트미디어랩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선 다양한 소스에서 수익을 올려야 하므로 사업자들의 목표는 구독료가 아닌 상황이 된다"며 "생존 위기에 몰린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수익 기반을 다양화하지 못하면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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