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라파 공격 임박 관측 속 인질 영상 공개

입력 2024-04-25 00:36   수정 2024-04-25 11:41

하마스, 라파 공격 임박 관측 속 인질 영상 공개
미국계 이스라엘 남성 인질, 이스라엘 정부에 귀환 요청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 채비에 들어간 가운데 하마스가 인질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하마스는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미국계 이스라엘인 허시 골드버그-폴린의 모습이 담긴 약 3분 길이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새벽 슈퍼노바 음악 축제가 열린 이스라엘 남부 레임의 키부츠(집단농장) 인근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잡혀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골드버그-폴린은 왼쪽 손목 위쪽이 절단된 상태로 영상에 등장해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이스라엘 정부에 요청했다.
그의 왼손은 피랍 당시 절단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골드버그-폴린 등이 은신했던 건물에 수류탄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촬영 날짜가 기록되지 않았지만 그가 200일 가까이 억류됐다고 설명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은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201일째 되는 날이다.
하마스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인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고 이스라엘 당국은 이를 교묘한 심리전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라파 공격이 다가오는 시점에 이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군사작전이 아닌 협상으로 인질을 먼저 구출해야 한다는 이스라엘 안팎의 여론 조성을 노렸을 수도 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무장대원 3천여명을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켜 1천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끌고 가면서 전쟁을 촉발했다.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 가운데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기간에 풀려났지만 나머지 130여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 가운데 30여명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스라엘은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은 물론 끌려간 인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진입 작전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140만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는 이곳에서 시가전에 시작되면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이스라엘을 만류해왔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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