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대형마트서 같은 고기, 나흘연속 라벨만 바꿔"…인플루언서에 딱 걸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대형마트가 같은 고기의 생산일자만 바꾸는 방식으로 유통기한을 조작해 팔다가 한 유명 인플루언서에게 적발됐다.
25일 중화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대형마트에서 생산일이 4월 17일자로 찍힌 고기를 사 갔던 중국의 한 '왕훙'(網紅·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은 18일과 19일에도 이 마트가 색깔이나 질감이 똑같은 고기를 팔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인터넷에 폭로했다.
해당 마트가 지난 16일부터 같은 고기를 나흘째 날짜만 바꿔 판매해 왔다는 게 이 왕훙의 주장이다.
그가 같은 날 생산된 고기를 날짜만 바꿔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지자 카운터 직원들은 처음에는 "같은 고기가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정육 코너를 담당하는 직원은 같은 고기를 날짜만 바꿔 판매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 직원은 "먹는 데 문제가 없는 고기를 안 팔린다고 해서 다 버려야 하느냐"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이 매장의 점장은 "날짜를 조작한 일은 없다"고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중화망 등은 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접하고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분노하면서 "대형마트에서마저 이러면 도대체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철저하게 조사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문제의 마트가 베이징의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에 있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한국 교민들이 피해봤을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식품 생산 과정의 허술한 태도와 관리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업계 자정 노력과 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촉구했다.
중국에서 식품 생산 제조일자가 허위로 기재된 사건은 최근에도 있었다.
중국의 한 초등학교가 지난달 말 소풍 때 학생들에게 나눠준 빵의 제조일자가 소풍 다음 날로 허위 기재된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산 바 있다.
당시에도 중국 누리꾼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빵" 등 조롱 섞인 표현을 써가며 업체를 맹비난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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