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3.1조·12% 증가에도…ELS 배상에 영업외손실 9천480억
분기별 주당 784원 균등배당 결의…"올해 1.2조 배당하고 이익 늘면 자사주소각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9천억원에 가까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비용 등으로 KB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줄었다.
KB금융지주는 25일 공시를 통해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1조4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1조5천87억원)보다 30.5%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2조1천400억원에서 2조3천554억원으로 10.1% 불었지만, 영업외손실이 962억원에서 거의 10배인 9천480억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영업외손실에는 H지수 ELS 손실 고객에 대한 자율배상 비용 8천620억원이 회계상 '충당부채'로서 포함됐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대규모 ELS 손실 보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5천929억원 수준으로, 탄탄한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KB금융그룹 이자 수익성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그룹과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 2.11%, 1.87%로 작년 4분기(2.08%·1.83%)보다 0.03%포인트(p), 0.04%p씩 올랐다. 1년 전 작년 1분기(2.04·1.79%)와 비교하면 각 0.7%p, 0.8%p나 더 높다.
이에 따라 1분기 그룹 이자이익(3조1천515억원)도 1년 전(2조8천239억원)보다 11.6% 불었다. 다만 직전 작년 4분기(3조1천834억원)보다는 1% 정도 적다.
비(非)이자이익(1조2천605억원)은 1년 전보다 18.7% 감소했다. 순수수료이익(9천901억원)은 증권매매 수수료와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 등을 중심으로 8.3% 늘었지만, 시장금리와 환율 변동에 따라 유가증권·파생상품·외환 관련 실적이 나빠지면서 기타영업이익(2천704억원)이 57.5% 급감했기 때문이다.
1분기 KB금융그룹은 신용손실충당금으로 4천284억원을 쌓았다. 다만 작년 1분기(6천682억원)와 직전 분기(1조3천782억원)보다 각 35.9%, 68.9% 줄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작년 4분기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적립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감소한 것"이라며 "1분기 그룹 대손충당금 전입 비율(CCR)은 0.38%로 안정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는 ELS 배상 여파로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3천895억원)이 1년 전(9천315억원)의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라이프생명(1천34억원)도 20.7% 줄었다.
반대로 KB증권(1천980억원)과 KB손해보험(2천922억원), KB국민카드(1천391억원)의 순이익은 각 57.4%, 38.4%, 57.1% 증가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1분기 배당금을 주당 784원으로 결의했다.
아울러 새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 도입도 확정됐는데, 이 제도는 연초 미리 최소 배당총액을 정해놓고 이에 맞춰 각 분기에 똑같이 현금배당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올해 현금배당 총액은 1조2천억원으로 결정됐고, 만약 이익이 전망보다 늘어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이 추가로 병행될 예정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 제도는 업계에서 처음 도입되는 주주환원 제도"라며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주·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계속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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