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아형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과대 학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탄소 포집과 변환 기술 전문가인 박아형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26일 탄소중립에 대해 "환경을 깨끗이 한다는 것은 모든 게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봄 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인류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힘을 믿기 때문에 (탄소 중립은)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기술이 있고 시장이 있어야겠지만 결국 정책이 없으면 못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교수는 2007년부터 컬럼비아대에서 교수로 일하며 지속가능성 분야 연구를 주로 해 왔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공과대학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탄소 중립이 본인이 주로 연구하는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뿐 아니라 전기 절약 등 수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 등이 선언한 2050년 탄소 넷제로 경제가 매우 도전적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술이 공짜가 아니란 걸 기억해야 한다"며 비용을 어떻게 다룰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들의 역할도 크겠지만 100% 스스로 이끌어 갈 수는 없다"며 "워낙 큰 변화이기 때문에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런 탄소 중립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공계뿐 아니라 여러 다학제 간 활발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컬럼비아대의 경우 각 분야 교수가 포함된 지구연구소가 이공계 교수뿐 아니라 정책과 경영, 사회과학 교수들이 참여하면서 활발히 교류하고 현실적 정책 제안과 대안을 만들어낸다고 그는 소개했다.
박 교수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해 발전소에 적용하려 했는데 법학 교수들이 물을 얼마나 쓰는지 물어왔다"며 "미국은 발전소가 강에 있어 물에 대한 규제가 촘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 이산화탄소 포집에서 물을 적게 쓰는 기술이 효율이 떨어져도 오히려 강점이 있음을 알게 됐다"며 "일찍 논의하면 이런 한계를 빨리 찾고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탄소 기술을 연구하는 젊은 연구자들이 미국 에너지부(DOE)로 진출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며 정책과 기술이 서로를 알아야 한다는 인식이 미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한국 이공계 학생들의 경우 공부를 많이 하고 논문도 많이 쓰는 등 생산성이 높지만, 한 분야에 너무 집중한 연구만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떨 땐 목표가 없는 질문을 많이 하면 창의성이 커지지 않을까 한다"며 "학회에 무슨 세션인지도 모르고 들어갈 때도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 협소한 것보다 새로운 것을 많이 꿈꾸고 질문하는 연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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