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개인 채권투자 위축 가능성"…현재 투자액 51조4천억원 추정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은 개인의 채권 투자를 위축시켜 시장금리의 상승압력 완화 효과가 약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26일 관련 보고서를 내고 "내년에 금투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채권의 자본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할 경우 22∼27.5%(주민세 포함)의 세금 부담이 발생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금투세는 주식 및 파생상품, 채권 등의 투자 이익에 대해 매기는 세금으로 상장주식은 5천만원, 기타 금융상품은 250만원이 넘는 이익에 대해 과세한다.
이 연구원은 "이자수익이 2천만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에 포함돼 최대 49.5%(주민세 포함)를 세부담하므로 금투세에 영향을 받는 쪽은 저쿠폰 장기국채 투자자 또는 금리하락에 베팅한 듀레이션이 긴 국공채 투자자일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투자 금액을 약 51조4천억원(국채 16조1천억원)으로 추정하며 "금투세 도입 전인 올해 12월 말까지 국채 위주로 매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쿠폰 국채 대부분이 지표물이 아닌 경과물이기 때문에 당장 국채 지표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겠지만, 수급상 일시적인 매도물량이 시장에서 흡수되면서 기관투자자의 투자수요를 잠식하는 구축효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개인 국채투자자 모두가 자본차익을 목표로 국채에 투자하진 않는다는 점, 22∼27.5% 세율은 투자자마다 체감하는 부담이 다를 수 있는 점, 금리 하락에 베팅한 경우 금리 레벨에 따라 자본차익이 없을 수도 있는 점, 개인의 건별 거래규모는 기관 대비 크지 않고 연말까지 분산 매도될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별도의 가능성으로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금투세 도입에 따른 매도 영향보다는 향후 신규 채권매수 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 잠재적으로 더 큰 영향"이라며 채권시장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을 때 '큰 손' 역할을 해주던 개인의 투자가 세금 부담으로 위축되는 것이 시장에 더욱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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